LS일렉트릭·세아베스틸 '물적분할' 추진…'반대' 주주들 뿔났다
[개미들을 위한 주총 시즌 체크 포인트]
물적분할 후 재상장 우려에 소액주주들 반발 거세
LG엔솔 상장에 LG화학 주가 ↓…물적분할 자체에 거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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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6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주총) 시즌이 시작됐다. 여러 안건이 올라온 가운데, 물적분할 이슈도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이 알짜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후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하는 경우가 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나쁜’ 선례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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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은 기존회사(모회사)의 특정사업부를 신설회사(자회사)로 만들고 이에 대한 지분을 100%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형식의 기업 분할 형태를 뜻한다. 문제는 분할한 자회사가 상장될 때다. 자회사가 모회사의 핵심 사업부문을 담당했을 경우, 모회사의 주식 가치는 떨어져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LG화학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올해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을 상장하는 과정에서 LG화학 주가는 폭락했다. 지난해 1월 100만원 대까지 올랐던 LG화학 주가는 LG엔솔 상장 당일 종가 기준 6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하락세를 타다 3월 15일 종가 기준으로 LG화학 주가는 43만9000원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상장 안 한다지만, 주주들 걱정은 계속돼
이번 분할에 따라 LS일렉트릭은 신설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분할기일은 4월 1일이며, LS일렉트릭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할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EV릴레이는 LS일렉트릭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2%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해당 사업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 물적분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EV릴레이 사업은 현재 회사 주력 부문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사업이라 모법인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신설 법인의 상장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중장기 배당정책으로 향후 3년간 배당성향을 40%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알짜사업 분야인 만큼 향후 상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S일렉트릭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는 “주총 때 물적분할 반대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 “10년 이상 신설법인 상장 안 한다고 공증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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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강 제조업체 세아베스틸도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지난 1월 20일 밝혔다. 이번 지주사 전환은 이달 25일 정기주총을 거쳐 4월 1일 존속법인 세아베스틸지주와 신설법인 세아베스틸로 분할이 완료된다. 투자 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세아베스틸지주 산하에 특수강 제조 등을 영위하는 세아베스틸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세아베스틸은 모회사 세아홀딩스의 지분이 높아 주총에서 물적분할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물적분할이 발표된 지난 1월 20일 이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1만7350원)보다 13.83% 하락한 1만49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물적분할과 관련해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최근 물적분할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우려는 분할 이후 주력 자회사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기존 주주가 보유한 가치가 희석된 데 따른 것”이라며 “이와 달리 당사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주력 자회사에 대한 IPO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각 영위 사업군에서 선두 경쟁력을 보유한 세아창원특수강·세아항공방산소재 등 특수강 자회사들의 병렬적 구조 재편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추가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차등배당 및 자사주 공시를 진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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