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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 풀어준다는 윤석열…DSR 완화 없이 효과 없다 [오대열 리얼 포커스]

LTV 규제만 풀면 소득별 양극화 초래
DSR 완화시 집값 상승 부채 증가 우려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부동산 공약 중 하나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에게 주택담보대출(LTV)를 80%를 높여주고, 1주택 실수요자에겐 LTV를 70%까지 인정해 주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현재 LTV는 규제 지역 여부와 집값, 주택 보유 여부 등에 따라 20~70%로 운영된다. 하지만, LTV 비율을 상향하면 실수요자들은 대출 문턱이 낮아져 내 집 마련을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대출을 규제했더라면, 윤석열 당선인은 대출 규제를 완화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에게 실질적인 대출 규제 완화를 하려면 LTV뿐만 아니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동시에 완화되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뜻하는 DSR은 지난 1월부터 2억 원 넘는 대출에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즉, LTV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연 소득이 낮은 사람은 DSR 제한 때문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여전히 낮아 LTV 규제완화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인 차주가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짜리 집을 구입할 목적으로 연 3.75% 금리(원리금상환, 만기 30년)으로 대출을 받는다면 현재 LTV 상한선인 3억 6000만원(9억원의 40%)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차주에게 LTV 70%을 올리더라도 DSR은 40%으로 막혀 있어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다.
 
반면, 연봉 1억원인 차주가 같은 조건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현재 3억6000만원까지 대출이 나오지만, LTV 70%가 적용되면 6억3000만원(DSR 35%)를 받을 수 있다. 결국 LTV만 규제가 풀린다면 고소득자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높아져 소득별 양극화를 낳을 수 있다.
 
이에 LTV 규제를 완화하려면 DSR도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DSR 규제 완화를 검토한다면 소득이 적은 청년과 취약계층, 생애최초주택 구입의 경우에만 예외 규정을 적용하고 일부 대출 항목을 차주단위 DSR 산출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오는 7월에 예정된 DSR 확대(2억원→1억원) 계획도 유예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DSR 규제를 완화한다면 주택 가격 상승 여력이 생길 수 있고, 가계부채 급증과 부실화 위험 등이 따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대통령 공약 사안이 인수위를 거치면서 수정될 수 있겠지만, LTV와 함께 DSR 규제 완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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