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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따라가는 당근마켓…지난해 쓴 돈, 번 돈의 2배

지난해 매출 257억, 영업비용은 610억원
필요한 적자라지만…투자자 신뢰 이어질까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 당근마켓]
 
당근마켓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영업비용이 매출의 2배가 넘는다. 사측은 필요한 적자라고 말하지만, 시장에선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나온다. 긴 시간 적자를 감당할 만큼 투자시장 여건이 녹록지는 않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지난달 30일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한 해 동안 256억7260만원을 벌어들이며 2020년보다 매출 규모를 두 배 이상(118%) 키웠다. 그런데도 영업적자 규모는 2020년보다 세 배 가까이 커진 352억1341만원이었다. 지난해 비용으로 나간 돈이 608억886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매출 대부분이 광고수익에서 나왔다. 지난해 광고로 벌어들인 수익은 254억7432만원이었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당근마켓은 사용자가 올린 중고거래 게시물 목록에 지역광고를 끼워 넣어 수익을 내고 있다. 그밖에 상품판매나 수수료로 거둔 수익은 전체 매출의 1%대에 그쳤다.  
 
지난해 사용자 수를 크게 늘리면서 광고수익도 커졌다. 사측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지난해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22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도 지난달 1800만명에 달한다. 사용자 수로 보면 네이버나 카카오톡 같은 국내 대표 모바일 앱과 어깨를 견줄 정도다.
 
문제는 더 빠르게 늘어나는 비용이다.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은 광고 선전비였다. 2020년 105억7909만원에서 지난해 226억9836만원으로 늘었다. 인건비도 2020년 약 48억원에서 지난해 13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개발자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서다.  
 
사측은 필요한 적자라는 입장이다. 단순 중고거래가 아니라 지역 기반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단 것이다. 동네에서 보육도우미나 과외선생님을 구하는 일에도 당근마켓을 쓰도록 하는 식이다. 당장 실탄도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1789억원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이런 상태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각국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금리를 높이면 미래 가치를 근거로 시가총액을 키워온 이른 바 ‘기술주’가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트위터·메타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시장 선점을 이유로 대규모 적자를 이어온 쿠팡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초 69달러까지 올랐던 쿠팡 주가는 현재 20달러 선 아래를 밑돌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4억9396만 달러(1조8039억원)로, 2020년(5억1599만 달러)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벤처투자시장도 후속 투자 라운드부터 신규자금이 마르고 있다”며 “상장 등으로 투자자 자금회수를 앞둔 당근마켓으로선 마냥 적자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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