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 확대되는데…국내 주요기업 설비투자는?
삼성·SK·현대차·LG 시설·설비투자 확대 전망
원자잿값 상승 등 기업 투자 여건은 악화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주요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현황에도 관심이 몰린다. 우선 설비투자가 핵심인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내외적인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투자 계획이 관철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재계와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비는 48조2222억원으로 전년도(38조4969억원) 대비 약 2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사업 신·증설 및 보완 등에만 43조5670억원이 투입됐다. 이밖에 디스플레이(DP) 부문에 2조6133억원, 기타 부문에 2조419억원 등이 투자됐다.
삼성전자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반도체 및 DP사업의 첨단공정 증설, 전환과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시설투자가 이뤄졌다”며 “올해도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지속적인 계획 하에 시설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한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는 수주형 산업이기 때문에 설비 증설이 필수다. 경쟁사인 대만 TSMC는 올해에만 440억 달러(약 54조3600억원), 인텔도 270억 달러(약 33조3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을 알렸다. 설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삼성전자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SK그룹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3조3640억원을 설비에 투자했다. 올해는 용인 반도체 신규공장 부지매입, 미국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등에서 투자를 늘려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도 올해부터 2024년까지 총 1조495억원을 들여 구미국가3단지 내 4만2716㎡ 부지에 반도체용 300㎜(12인치) 웨이퍼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투자 계획을 설비투자 5조원, R&D 투자 3조6000억원, 전략투자 6000억원 등 9조2317억원으로 세웠다. 이는 지난해(7조5370억원) 대비 약 22% 가량 늘어난 수치다. 기아는 신제품개발, 공장 신·증설, 보완투자 등 시설 및 설비 투자에 지난해 1조3955억원을 투입했고, 올해는 생산능력 증대 등을 위해 1조8137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그룹도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비춰진다. LG전자의 올해 시설투자 예상액은 4조296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설비 및 시설 투자액(3조1826억원) 대비 35% 증가한 것이다. 특히 LG전자 전장 부문 VS 사업부에는 지난해(4563억원)보다 약 46% 많은 6881억원이 올해 투입될 방침이다. 2013년 진출 선언 이후 LG전자 전장 사업은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 수주 잔고가 늘면서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경기 악화에 기업 투자 ‘주춤’ 가능성↑
대내외 상황 변화에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자금 사정도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 기업들을 대상(102개사 응답)으로 자금사정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 제조기업 3곳 중 1곳(31.4%)은 현재 기업의 자금 사정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금 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각각 전체 응답기업의 80.3%, 84.3%를 차지해 대다수의 기업이 이자와 원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업들이 올해 필요한 자금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자금수요가 가장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부품 매입(37.6%), 설비투자(28.1%), 인건비·관리비(17.0%) 등 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애로가 장기간 지속되면 올해 계획된 투자·고용의 집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도 전경련은 내다봤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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