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고수에게 듣는다] 정민하 부동산지인 대표
"현재 경기 외곽, 지방 온기 있어… 서울은 서초 움직임 주시"
시장강도‧입주량‧미분양‧수요‧입주 등으로 "매수‧매도 타이밍 읽어"
“2015년에 서울 아파트를 5억원에 판 시민을 만난 적이 있어요. 서울은 2015년 봄부터 대세 상승을 시작했거든요. 2년 뒤 전세기간이 끝났을 때에는 올라간 전세 보증금도 부족해 대출을 받았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부동산지인 정민하 대표는 “투자자들은 당시 서울 지역의 상승을 예측하고 투자하던 시점에, 일반인들은 가격이 점점 상승할 것이라는 정보를 얻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웠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장 큰 자산인 주택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알아야할 분석 도구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지인은 아파트의 가격 변동, 전출입, 거래량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부동산 빅데이터 제공 사이트다. 지금 해당 지역의 상승 기운(시장 강도↑)이 강한지, 예정된 입주 물량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통해 가격 상승 및 하락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이 대표적으로 꼽는 지역 분석 도구로 유용한 서비스가 대부분 무료 제공되고 있다. 정 대표는 “영원한 하락도, 상승도 없다”며 “지금 하락장 공부로 기회를 포착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를 통해 새 정부 출범 직후 변곡점에 올라선 전국 아파트 시장의 흐름과 지역 분석법을 알아봤다.
빅데이터로 보는 서울 지역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
지금은 서울 지역에 매물이 많이 점점 더 쌓여가고 있으며, 거래도 많이 지연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거래가 잘 안 되는 지역이다. 그런데 그중 서초구는 예외다. 서초구는 매물도 줄어들고 거래 소진에도 속도가 붙고 있고, 나머지 지역들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서초 지역의 움직임이 다른 서울과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이 움직일 때 ‘대장’이라고 하는 분위기를 리딩하는 지역들이 있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새 부동산 정책들이 나오게 될 텐데 아직 확정이 안 돼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대한 기대감들을 아무래도 가장 좋은 지역에서 먼저 반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다른 지역들은 대장 지역의 움직임을 주시하게 될 것이다. 만약 서초구 가격이 반등을 시작하고 거래가 잘 되기 시작하면 그게 빠르게 옆으로 번져갈 수 있다. 반면에 서초구 거래가 잘 안 되고 가격 상승의 힘을 잃는다고 하면 그 분위기도 역시 주변으로 빠르게 전해질 것이다.
경기 지역 부동산의 상황은 어떤가.
경기도는 사실 경기도 자체의 어떤 힘으로 움직인다기보다는 서울 지역이 상승하게 되면 하남이나 분당이나 남양주 등으로 그 기운이 번져가는 형태를 보이게 된다. 그래서 지금 경기도는 서울에서 외곽 쪽인 이천이나 여주, 포천 이런 지역의 움직임이 더 좋다. 서울 가까이에 있는 하남, 광명 등의 분위기는 약간 식어가는 느낌이다. 서울 지역이 정체가 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 영향을 받는 지역들이 같이 정체가 돼 있는 상태고, 서울에서 멀리 있는 지역들은 아직 상승의 여파들이 남아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상승 또는 하락의 움직임이 뚜렷한 곳은 어디인가.
현재 다른 지역에 대비해서 상승 분위기가 있는 지역들이 강원도, 전라도 광주 그리고 제주도 등이다. 이들 지역을 잘 보면 우리나라 중심에서 약간 외곽 쪽에 있다. 평소에 크게 관심을 못 받던 지역들이다. 서울의 영향을 받는 경기도의 상황과 흡사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 상승을 시작했고 다른 지역에 비해서 상승을 못 했던 지역들이 이제 관심을 받아서 가고 있다. 반대로 관심이 많이 떨어진 지역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세종과 대전, 대구 등이다. 지역별로 원인이 다른데, 대구는 입주 물량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 아무리 새 아파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공급이 더 많아지면 관심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어떤 아파트는 현재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나와 있다. 그 분위기 때문에 다른 신축 아파트의 청약률이 저조해지고 가격 상승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침체지역(대구) 미분양을 선점하는 것은 투자 관점에서 어떤가.
실제로 지금 대구 미분양 아파트를 사는 투자자들이 있다. 부동산 가격이라는 게 장기간 놓고 보면 상승하게 돼 있으니까 10년, 20년 들고 있으면 가격이 오를 수는 있다. 하지만 투자라고 보기보단 ‘그냥 사놓고 버틴다’ 이렇게 보여진다. 투자로는 적어도 하락이 멈추고 상승이 어느 정도 확인이 되는 시점에 들어가는 게 가장 안전하다.
최근 서울 분양 경쟁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건설사나 투자자들이 분양 경쟁률을 계속 지켜보는 이유가 말 그대로 일반인들의 관심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부동산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어떻게든 접근을 해보겠어’라고 하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청약이다. 그런데 서울의 청약 경쟁률이 계속 낮아진다는 것은 이전에 분양했던 것보다 상품성이 약하거나 기대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경쟁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경쟁률이 극단적으로 낮아지면 미분양이 날 수도 있다.
주택 상향 이동(갈아타기) 전략은 어떻게 해야 하나.
모두 강남에서 살고 싶어 하고, 집 옆에 백화점이 있었으면 좋겠고 주차장에서 지하철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곳들은 진입 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조금 더 가치가 높은 집으로 갈아타기를 잘해야 된다. 그런데 현재 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신축이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진입이 쉽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준공 30년을 넘어가는 주요 아파트들은 재건축에 관련된 관심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올라가 있다. 그럴 때는 입지 여건이 괜찮고 5~6년 뒤에는 재건축 이슈가 나올 수 있는 20년 넘은 아파트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일 서울이나 수도권 집값이 부담된다고 하면, 전국적으로 시야를 넓혀 봐도 된다. 지방에서 실거주는 어렵더라도 투자 가치가 있는 곳은 있다. 지방에서도 재개발도 하고 재건축도 한다. 서울이 한참 잘 가다가 조금 주춤할 때 지방들이 순차적으로 상승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지난해 같은 경우에는 마산이 관심을 많이 받았다. 부산의 초기 재개발과 재건축도 관심을 많이 받았고 제주, 광주, 원주 이런 곳들도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투입되는 금액이 서울하고는 차이가 있다. 만약에 무주택이라고 하면 (실거주 아니라도) 지방 똘똘한 한 채를 찾아서 들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1주택은 세금 혜택도 있으니, 2년 이후 자산을 불려서 다시 경기도로 혹은 그 안에서 다시 서울로 순차적으로 이렇게 올라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부동산 지역분석을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가장 기본인 데이터가 가격 변동성이고, 그다음이 입주 물량, 거래량, 미분양 등이다. 시장에서 이러한 데이터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이해하면 기초 공부는 된 것이다. 선행 지표들도 있다. 청약 경쟁률이 예전에는 몇백 대 1, 몇천 대 1이렇게 나오다가 지금 한 20대 1, 10 대 1 이렇게 나온다고 하면 아무래도 이제 시장에서 청약에 대한 관심도가 좀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또 매물 추이를 통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이 많은지 적은지, 혹은 매물이 등록되고 나서 얼마 만에 거래되느냐에 따른 정보들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향후 흐름을 예측해볼 수 있다. 유의점은 며칠 공부하고 나서 ‘무엇을 사면 돈이 될까’ 하는 조급함은 버려야 한다. 남들보다 나은 어떤 관점과 스킬을 가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데이터를 하나하나씩 보면서 지역을 분석해보면, 어느 시점에는 a라는 지역보다는 지금 b라는 지역이 더 좋은 타이밍이라는 것을 구분하게 된다. 그러면 어떤 지역의 주택을 매수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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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지인을 활용한 ‘집값 오를 아파트’ 찾는 5단계
지난해 5월 이뤄진 ‘마산 합포구’ 지역 분석 사례를 통해, 앞으로 집값이 상승할 지역(아파트)를 찾는 방법을 알아본다. 당시 경남 창원은 매매·전세의 시장강도가 다소 하락하는 추세였지만, 거래가 회복되고 향후 입주물량이 적으며, 미분양이 감소하는 추세로 반등의 여지가 엿보였다.
분석 당시인 2021년 5월 월영SK오션뷰의 전용 84㎡시세는 3억9700만원. 이후 2021년 10월에는 5억원에 거래되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1. 미분양 : 지난해 초, 굉장히 빠른 속도로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는 지역이 경남 창원시였다. 2021년 1월 861세대에서 3월 314세대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감소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감소해 시장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시세(시장 강도) : 2021년 5월 경남은 매매 시장 강도는 전국에서 12위로 낮은 편이지만, 전세 시장 강도는 전국에서 7위로 높은 편. 창원은 2019년 10월부터 시장 강도가 상승함을 보여주지만, 시장 강도가 상승함을 보여주지만, 2020년 12월 투기과열지역(의창구), 조정지역(성산구) 지정 여파로 시장강도 하락이 나타나고 있었다.
3. 거래량 : 2020년 12월 이후 감소한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었다.
4. 수요/ 입주 : 경기 침체와 입주 물량 과다로 하락 폭이 깊었으나, 2020년 이후 입주물량이 감소함이 확인됐다.
5. 대장 아파트 : 당시 창원의 대장 아파트인 월영SK오션뷰는 인접해 있는 당시 미분양 아파트(월영마린애시앙)으로 인해 상승이 저조했던 상황. 전국에서 몇 안되는 비규제지역으로 4298세대의 대단지 마린애시앙의 입주가 정리되면 마산합포구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읽혀졌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최기원 PD choi.k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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