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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선이었는데”…2만달러 무너진 비트코인, 1만달러도 위험? [위클리 코인리뷰]

비트코인·이더리움 일주일 새 30% 넘게 급락
‘법정화폐’ 엘살바도르, BTC 평가액 절반 ‘뚝’
셀시우스·3ac 등 재정 위기…파산 가능성 ↑
코인베이스, 인력 18% 감원…“채용 과도했다”
韓 정부 “가상자산 과세 2025년부터 할 것”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암호화폐 ‘겨울’을 넘어서 ‘빙하기’가 닥쳐왔다. 대장 코인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일주일 새 30% 넘게 폭락하며 시장에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심리적 저지선인 2만 달러도 무너졌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 상품 업체는 물론, 한 국가의 재정에도 타격을 입히는 형국까지 치달았다.
 
지난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받아들인 엘살바도르가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엘살바도르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평가액이 최근 반토막이 났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은 국가 재정의 일부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자금 이체 오류가 발생하는 등 불안감은 도리어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형편이 좋지 않다. 결국 직원의 18%를 감축하기로 했다. 암호화폐로 파생상품이나 대출 서비스를 만들어 운영한 업체들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규모 빠져나가는, 이른바 ‘뱅크런’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간 코인 시세: ‘하락 일로’ BTC·ETH…“암호화폐 대학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월 13~19일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2287만680원(19일·일요일), 최고 3605만3460원(13일·월요일)을 기록했다.
 
이번주 비트코인 시세는 물가 상승 압력과 금리 인상 등이 자본 시장을 짓누르자 위험 자산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며 줄곧 하락하는 모양을 나타냈다. 19일 오후 3시 20분 기준 일주일 전 대비 33.09%나 빠진 것이 그 증거다.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33.93% 하락하며 큰 낙폭을 보였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암호화폐 업계의 스트레스가 심화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보도했다. CNBC 방송은 “암호화폐 시장의 대학살”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이 2017년 강세장 사이클 당시 최고점인 1만9511달러를 뚫고 내려왔다”면서 “약 12년의 거래 역사를 통틀어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3시 20분 비트코인 가격은 달러화 기준 1만8371달러를 기록 중이다.
 
특히 2만 달러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심리적 저지선이었기에 이 선이 무너지자 공포감에 투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자유낙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대부업체 제네시스의 시장 책임자인 노엘 애치슨은 “가격 폭락에 따른 포지션 청산이 더 많은 청산과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촉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풀렸던 유동성 거품이 꺼지면서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만 달러는 중요한 기술적 저지선이었고, 이것이 무너지면서 더 많은 마진콜과 강제청산을 초래해 올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주간 시세(6월 13~19일). (위부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에이다(ADA), 리플(XRP), 솔라나(SOL). [사진 코인마켓캡]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 코인인 에이다·리플·솔라나는 비트코인·이더리움보다 양호하다곤 하나 일주일 동안 9~13% 급락했다. 19일 오후 3시 기준 에이다는 568원, 리플은 388원, 솔라나는 3만7803원에 거래됐다.
 

주간 이슈①: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반토막’…“재정 문제없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 있는 자동차 정비소.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입간판이 서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엘살바도르 정부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투자에 실패해 재정난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국가 법정화폐로 비트코인을 채택한 뒤 가격이 폭락하자 절반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국고로 매수한 비트코인 가치가 반토막났다고 보도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약 1억5000만 달러(약 1942억원)를 들여 비트코인 2301개를 매수했다. 이날 기준으로 비트코인 평가 손실액이 5000만 달러(약 647억원)로 추산됐다.
 
투자 손실이 불어났지만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암호화폐 전문매체 비트코인매거진의 ‘엘살바도르 국가 재정의 0.5%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라는 기사를 공유했다. 여기에 그는 “비트코인을 더 매수하라고 말하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도 “손실 금액은 우리 전체 예산의 0.5%도 안 된다”며 “재정 위험은 극도로 작다”고 밝혔다.
 
한편 18일(현지시간) 블록웍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월렛 치보(Chivo) 이용자 중 일부가 월렛 내 자금을 이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은 치보에서 다른 콜드월렛, 바이낸스 등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이체하려 했으나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주간 이슈②: 셀시우스·3ac, 코인 고래 업체들 파산하나

테라·루나 사태 이후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의 시세가 폭락하면서 관련 금융사업을 벌이던 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셀시우스 네트워크 로고와 토큰 모형.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 오전 11시 암호화폐 담보 렌딩(대출) 서비스 업체인 셀시우스는 모든 출금·스왑·계정 간 이체를 일시 중단했다. 이더리움 시세가 폭락하면서 셀시우스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인출하려는 수요(뱅크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셀시우스는 이용자들이 stETH(에스티 이더리움)을 맡기면 그 규모의 70% 이더리움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을 판매했다. stETH는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과 1대 1 교환을 약속하는 일종의 증서다. 일부 투자자들은 리도파이낸스(stETH 발급 업체)에 이더리움을 맡기고 stETH를 받아, 다시 셀시우스에서 이더리움을 빌리는 방법으로 차익을 얻어왔다.
 
16일 알렉스 마신스키 셀시우스 CEO는 트위터를 통해 “셀시우스 네트워크 팀은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금 일시 중단 조치 3일 만에 입을 연 것이다. 그는 “여러분이 함께 모이는 것은 우리 커뮤니티가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는 명확한 시그널”이라며 “어려운 순간이지만, 여러분의 인내와 지원은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트위터를 중심으로 셀시우스가 자본잠식 상태라는 설 등이 퍼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또한 구독자 145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비트보이 크립토’의 설립자 벤 암스트롱은 16일(현지시간) 셀시우스에 집단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셀시우스는 부채를 상환하기에 이미 충분한 자금이 있음에도 우리는 우리 계좌에서 돈을 사용할 수 없게 했다”며 “그들은 시장의 두려움을 이용해 주머니를 채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쓰리애로캐피털(3ac) 로고. [3ac 홈페이지 캡처]
지난 4월 기준 30억 달러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굴렸던 암호화폐 헤지펀드 쓰리애로캐피털(3ac)도 파산 위기에 놓였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일 데이비스 3ac 공동설립자가 투자금과 대출금 상환 요구 등에 대처하기 위해 자산 매각 및 다른 회사의 구제 등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법률 및 재정 고문을 고용했다고도 밝혔다.
 
3ac는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 등으로부터 투자 용도로 비트코인을 빌렸으나 최근 가격 폭락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를 충족하지 못해 대부업체에 제공했던 담보 자산을 강제청산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번 강제 청산으로 3ac가 파산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논평했다.
 

주간 이슈③: 글로벌 거래소도 ‘빙하기’…코인베이스, 인력 18% 감축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암호화폐 하락세가 계속하는 가운데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직원의 18%를 정리해고하기로 결정했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정규직 직원 중 18%를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 직원 수는 총 5000여명인데, 이 가운데 1100여명을 자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암스트롱 CEO는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이 커 기업 효율을 높여야 한다”며 “(우리는) 암호화폐 강세장에서 너무 빨리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넘게 이어진 경제 호황기가 끝나는 형국”이라며 “암호화폐 빙하기가 찾아와 장기간 암호화폐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계했다.
 
올해 초 코인베이스는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20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악화하자 지난달 채용 계획을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에는 신규 채용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미 선발한 신입사원들에겐 채용 취소를 통보하고 퇴직금을 지급했다.
 
코인베이스를 둘러싼 환경은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지만, 올해 주가가 폭락했다. 올해 초부터 현재(19일)까지 79.60% 하락했다. 코인베이스 이용자 수는 올해 1~3월 전년 동기 대비 27%가량 줄었다.
 
암스트롱 CEO는 “불확실성을 통제하고 싶지만 인건비가 너무 높다”며 “여러 방안을 고안했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많이 채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간 이슈④: 가상자산 과세, 2025년으로 2년 더 유예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당초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2025년으로 2년 더 미루기로 결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자본시장 활성화 및 외환시장 선진화 추진’ 등 새정부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2년 유예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후보자 청문회에서 내놓은 견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당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2년 유예되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도 2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내년(2023년)부터 가상자산 투자로 얻은 소득이 연 250만원을 넘길 시 그 초과분에 대해 20%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이는 금융소득이 아닌 기타소득 세율이 책정된다. 당초 정부는 이를 올해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제도 인프라 미비 등으로 내년 1월로 연기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도입하기로 했던 금투세도 2025년 이후 상황을 보고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금투세는 주식으로 얻은 소득 중 5000만원을 넘는 몫에 대해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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