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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풍선효과?...서초구의 끊임없는 집값 상승

서초구, 서울 내에서 2주 연속 유일한 집값 오름세
삼성·청담·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14.4㎢ 3년째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의 집값 상승 기세가 꺾일 줄 모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시 내에서도 2주 연속 나홀로 상승했고, 강남3구 내에서는 4주 연속 서초구만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대한 풍선효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 조사에 따르면 6월 4주차 서초구의 집값은 0.02% 상승하며 2주 연속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나홀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0.03% 하락했으며 강남은 보합(0%)을 송파구는 -0.02% 떨어졌다. 강남4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은 지난 5월 말부터 보합, 하락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서초구 지속해서 집값이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초구는 서초, 반포동 주요 단지 위주의 상승을 보였고, 강남은 혼조세로 보합, 송파구는 마천, 석촌동 위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서초구 나홀로 상승 현상에 대해 강남구와 송파구 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용산구와 서초구 반포동 등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는 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자 재지정된 곳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집값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상승할 우려가 있는 구역에 땅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설정하는 구역을 말한다. 서울에서는 총 10개의 지정 구분으로 총 54.36㎢ 서울시 면적 605.24㎢ 중 약 9%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허가 대상 외에는 모두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거래가 가능하다. 주거용 토지의 경우 면적이 6㎡ 초과할 경우 2년간 실거주용 목적으로만 매매가 가능하다. 해당 구역 내에서는 거의 모든 집을 매매할 경우 실거주 목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구매가 가능한 셈이다.
 
지난달 15일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14.4㎢에 이르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이 구역은 2020년 6월 23일부터 잠실 일대 마이스(MICE)산업 개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추진에 따라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이번 재지정으로 2023년 6월 22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연장됐다.
송파구 토지거래허가구역[서울시]
강남구 토지거래허가구역[서울시]
 

공사 시작도 못 했는데 3년째 규제

 
이에 삼성·청담·대치·잠실동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고 일고 있다. 최근 심화되는 부동산 거래절벽과 아파트값 하락세를 보임에도 이 지역들의 규제를 연장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초구가 반사이익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청담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반포동, 서초동 등 집값 상승이 지속해서 이뤄지는 지역은 묶이지 않고, 여기(강남, 송파)만 묶인 것은 엄연한 재산권 침해”라며 “반포 쪽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게 결국 이 규제의 풍선효과”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실제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 매매 거래 통계에 따르면 강남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과 아닌 곳의 매매 거래 자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부동산 매매 거래는 서초구의 경우 200건에 육박했고, 반포동도 100건이 넘는 거래가 성사됐다.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은 50건 내외의 거래만이 이뤄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잠실동에 사는 한 주민은 “서울시에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규제를 연장했는지 요청했지만, 비공개라며 밝히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은 잠실 마이스(MICE)산업 개발 때문에 3년째 규제를 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공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대로 가다간 5년, 10년 규제로 묶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초구의 지속적인 집값 상승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풍선효과가 맞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서초구 집값 상승은 강남 3구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빠진 지역으로 돈이 몰리는 풍션효과로 볼 수 있다”며 “자금 흐름 자체가 원활한 쪽이 결국 투자 수익률도 좋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두현 기자 wanna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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