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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더 싸게 파나”…고물가 폭탄에 대형마트 ‘최저가 경쟁’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 돌파, 물가 방어 나서는 업계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필수상품 위주로 프로모션 진행
물가 최종 방어선 역할 자처, 소비자 유인 목적도

 
 
정부는 민생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이달 1일부터 병·캔 등으로 개별 포장된 김치, 된장, 고추장 등 단순가공식품의 부가가치세 10%를 2023년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으며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마트업계가 ‘최저가 경쟁’에 뛰어들며 소비자들을 붙잡고 있다. 고물가 영향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을 사야 하는 마트를 방문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물가 방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마트들은 ‘업계 최저가’ 전략을 내걸기도 하고 ‘물가 안정 TF팀’을 꾸리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업계 최저가…물가 최종 방어선 역할 자처한 마트들

 
 
업계 최저가 전략을 취한 곳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오는 8일부터 연말까지 우유, 김치, 계란, 화장지 등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40개 필수상품’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쿠팡보다 무조건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의 끝’ 행사를 진행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매일 경쟁업체들의 필수 상품 가격을 모니터링해 추가 가격 인하를 진행하며 상시 최저가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정책은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SSG닷컴 이마트몰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된다.  
 
40개 필수상품으로는 우유·김치 등 가공식품(17개), 계란·양파 등 신선식품(7개), 화장지·비누 등 일상 용품(16개) 등이다. 이 품목들은 평균 13%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이마트는 최저가 상품과 별개로 500개 상품을 선정해 일주일 단위로 최저가 관리도 실시한다. 또 시즌별로 판매량이 많은 대표 상품에 대한 가격도 인하할 계획이다. 당장 오는 14일부터 2주 간격으로 구매 수요가 큰 상품 중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10대 상품을 선정해 최저가로 낮춘다는 설명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고물가로 근심이 커진 고객들의 부담을 덜고자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속적인 최저가 관리를 통해 고객들에게 필수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해 물가 안정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오는 8일부터 연말까지 우유, 김치, 계란, 화장지 등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40개 필수상품’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쿠팡보다 무조건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의 끝’ 행사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강성현 대표의 특명에 따라 ‘물가안정 TF’를 가동하고 ‘프라이싱(Pricing)팀’의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롯데마트 측에 따르면 프라이싱팀은 합리적인 소비자 가격의 적절성과 각 상품 특성에 따른 가격 분석을 통해 실질적으로 고객이 가격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물가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팀이다. 특히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 관리한단 설명이다. 매주 목요일 또는 필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 수준을 평가해 매가를 조정하거나 대안책을 찾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품별 환경 변화에 따른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상품을 사전에 캐치해 산지 및 수입국 다변화, 스펙 변경 등 대안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13일부터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연중 프로젝트로 확대했다. 고객 수요가 높은 먹거리·생필품 등 상품군을 정해 연중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는 내용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6일까지 신선식품과 신선 가공식품 등을 최대 50% 할인한 가격에 선보일 예정이고 김치류, 된장, 고추장 등 단순 가공식품류 323개 품목에 대해선 10% 이상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물가안정 최전선…빼앗긴 소비자 유인 목적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연합뉴스]
 
마트업체들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물가 안정 정책에 발 맞춰 밥상 물가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수입 돈육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최대 25%의 관세를 0%로 낮췄고, 이달부터 김치·장류·커피 등 단순 가공 식료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판매가 상승을 막을 수는 없지만, 마트업계가 물가안정에 최종 방어선 역할을 자처해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대형마트가 물가안정의 최전선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이를 낮추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표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물가안정 프로젝트라는 큰 틀 안에서 주차 별로 품목과 할인 폭 등을 달리하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의 면세 정책에 들어가는 품목이 확대되면 그에 맞춰 해당 상품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고물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08.22(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9월 6개월간 2%대를 보이다가 지난해 10월(3.2%) 3%대로 올라섰다. 올해 3월(4.1%)과 4월(4.8%)에는 4%대, 5월(5.4%) 5%대를 기록했고, 6월엔 6%대를 돌파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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