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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내리나… SK에너지, 주유소 공급가 L당 150원가량↓

지난주 국제유가 하락 영향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 하락세도 주요 요인
'횡재세 필요' 여론 영향? 정유업계 "무관"

 
 
7월 첫째 주(3~7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전주보다 2116.8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10일 서울의 한 주유소 유가정보 입간판 모습.[연합뉴스]
국제 유가‧싱가포르 석유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주유소 공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경유 등 기름값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자회사인 SK에너지가 12일부터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을 1L(리터)당 100원 넘게 인하했다고 13일 밝혔다. 내린 금액을 정확히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 측이 ‘100원대 중반’ 수준이라고 설명한 것을 고려하면 1L당 150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국내 다른 정유사도 주유소 공급가격 인하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와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 따라 주유소 공급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기름값을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2082.10원, 경유는 2124.27원을 기록했다. 만약 정유사들이 SK에너지 수준으로 주유소 공급가를 내리고, 이 가격이 그대로 판매가에 반영된다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3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해석이다.  
 
정유사의 이런 움직임이 주목받는 것은 유류세 인하 정책과 무관하게 정유사가 한 번에 100원 넘게 공급가격을 내린 사례가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유가가 치솟자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확대했는데, 이 때 줄어든 세금이 휘발유 기준 1L당 57원 수준이었다. 이마저도 전국 주유소들이 한 번에 반영하지 못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외부 변동 상황을 공급가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워 1~2주가량 시간차가 생긴다"고 했다. 
 
실제 지난달 말까지 배럴당 11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는 7월 6일 기준 98.9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100달러 초반에서 가격이 오르내렸는데 12일에는 다시 99.14달러까지 하락했다. 같은 날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역시 100달러 미만에서 거래됐다.
 
일각에서 ‘횡재세 도입’ 필요하다는 주장이 정유사의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이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기름값 등락은 수요 공급에 따라 책정된다는 것이다.  
 
'횡재세(Windfall Profit Tax)'란 기업이 의도치 않게 얻는 과도한 이윤에 정부가 추가로 매기는 세금을 말한다. 최근 미국 정부는 초과이윤이 10%가 넘는 석유기업에 대해 세금 21%를 추가로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가 상승 이후 정유사 마진이 늘면서 횡재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 모두 기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 가격은 국제 유가와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 인하분이 실제로 반영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직영주유소의 경우 내린 공급가격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전국 주유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영주유소의 경우 비축한 물량을 소진해야 내린 가격을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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