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가입자 덜 잃은 넷플릭스, 주가 반등할까
200만명 감소 예상했지만 실제론 97만명 감소에 그쳐
3분기 100만명 증가 자신…“전통 TV 10년내 종말할 것”
지난 1분기 충격적인 실적을 발표했던 미국 넷플릭스가 2분기엔 선방한 성적표를 꺼내 들었다. 19일(현지시간) 이 회사는 2분기에 유료 가입자 97만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30만명이나 줄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10만명의 가입자를 추가하면서 선방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가입자 이탈이지만, 3개월 전 200만명이 감소할 거라고 내다봤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규모가 절반 수준에 그쳤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2분기에 넷플릭스가 280만명의 가입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보기 좋게 빗나갔다.
넷플릭스는 2분기 매출로 79억7000만 달러(10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8.6% 증가했다. 월가의 전망치(80억5000만 달러)보단 낮지만, 주당순이익(EPS) 3.20달러를 달성하면서 월가 예상치(2.94달러)를 살짝 웃돌았다. 넷플릭스 측은 달러화 강세가 아니었다면 3억3900만 달러를 더 벌어들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매출의 과반을 해외 시장에서 얻고 있다.
더 긍정적인 건 넷플릭스가 올 3분기엔 100만명의 가입자를 더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에 20만명 감소했고 2분기에 97만명 줄었는데, 3분기엔 가입자 손실을 대부분 만회할 거란 얘기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회사 실적이 발표되기 직전인 19일 201.63달러에 마감했다. 전일 대비 5.61% 오른 수치로 이 회사 주가가 종가 기준 200달러를 넘은 건 지난 6월 8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실적을 발표하고 난 뒤 시간 외 거래에선 7% 넘게 더 상승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부침이 심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600달러를 웃돌았는데, 1분기 실적을 발표한 4월 이후엔 200달러선이 붕괴하면서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지난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가입자 수 감소 소식을 전하면서 시장이 OTT 산업의 성장성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경쟁업체가 늘어난 데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 때문에 내리막길을 걷게 될 거란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2분기엔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 흐름이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넷플릭스는 무엇보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실적 둔화 리스크를 피했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에 45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전략 변화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남미지역에서 계정 공유 시스템을 유료로 전환하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실험 중이고, 광고 기반의 저가 요금제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주주서한을 통해 “넷플릭스는 매출과 가입자 수, 현금흐름 등에서 산업의 강력한 선두주자”라면서 “우리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2분기 실적 인터뷰에서 “전통의 텔레비전은 향후 5~10년 이내에 종말 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OTT 산업의 성장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넷플릭스에 투자한 서학개미도 모처럼 웃게 됐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넷플릭스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4월 20일부터 7월 19일까지 총 2억4726만 달러 규모의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서학개미가 매수한 미국 종목 중에선 18번째로 규모가 컸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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