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규제지역 해제에도 아파트값 하락 못 막았다
규제완화 이후에도 대구 아파트값 -0.13% 떨어져
미분양 쌓이고 청약은 대거 미달, 향후 전망도 '흐림'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에도 대구의 집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반전을 기대했으나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3주(7월 18일 기준) 대구의 아파트값은 0.13% 하락했다. 전국 시도 중 2번째로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대구보다 더 내린 곳은 세종시(-0.21%)가 유일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값은 0.04% 떨어졌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도 하락 못 막았다
대구 집값은 부동산 규제 지역 해제에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30일 국토교통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대구 내 투기과열지구를 모두 해제했다. 조정대상지역도 대구 수성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풀었다. 이들 지역은 지난 5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대출, 세금, 분양, 청약 등 부동산 관련 전반을 제약받던 규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지난 5일 규제지역 해제에도 오히려 하락 폭은 더욱 커졌다. 규제지역 해제 효력 발생 이전인 7월 4일 기준의 대구 아파트값은 0.11% 하락했지만, 효력 발생 이후인 7월 11일 기준 아파트값은 0.13%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봐도 하락 폭이 확대된 곳이 많았다. 대구 중구(-0.24%→0.22%), 동구(-0.05%→-0.03%), 북구(-0.04%→-0.03%)는 하락 폭이 줄었다. 반면 서구(-0.11%→-0.12%), 남구(-0.04%→-0.05%), 수성구(-0.11%→-0.12%), 달서구(-0.19%→-0.22%)는 오히려 하락 폭이 확대됐다. 대구 달성군도 -0.09%에서 -0.21%로 하락 폭이 크게 늘었다.
규제 해제보다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이 같은 대구 집값의 하락은 최근 오르는 기준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스텝(0.5%p 금리를 올리는 것)을 단행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이로 인해 부동산 거래 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게다가 경기 둔화 움직임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도 크게 꺾인 상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7월 전국의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70.4로 전달 70.9보다 0.5p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일 경우 분양 전망이 부정적이란 것을 뜻한다. 대구의 경우 60으로 전달 42.8보다 크게 올랐지만, 이는 기저효과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산연은 “대구는 분양 전망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는 지난달 전망이 크게 하락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며 “여전히 분양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크다”고 밝혔다.
주산연은 “대구는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반전을 기대했으나 기준금리 상승과 경기침체에 따른 우려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망도 좋지 않은 대구
주택 미분양 물량도 꾸준히 쌓이면서 대구의 집값 하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5월 기준으로 2만7375호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6827호로 전국 미분양 물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중이 높다.
대구 부동산은 투기과열지구 해제 이후 진행된 아파트 청약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 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일 이후 진행한 3건의 민간 아파트 청약에서도 대거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전체 1138호 중 74%에 해당하는 847호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게 됐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인 힐스테이트 아파트에서도 청약접수에서 미달이 대거 발생했을 정도다. 지난 18~20일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는 전체 967가구 모집에 총 244가구만 접수해 남은 723가구가 미달됐다.
김두현 기자 wanna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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