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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美에 220억 달러 신규 투자 약속

최태원 회장 백악관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면담
반도체‧배터리‧그린‧바이오 분야에 집중 투자
바이든 “역사적인 투자, Thank you”
SK “국내 투자도 흔들림 없이 진행할 계획”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화상 회의를 하는 모습.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등 핵심부품의 공급망 강화를 위해 아시아 우방국들의 협력을 모색하는 가운데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 [AP 연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현지 시간) 미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하며 22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성장 동력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가 국내 청주 공장 투자를 보류키로 했다는 소식과 맞물리면서 미국 투자를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SK그룹에 따르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분야에 28조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7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까지 더하면 향후 대미 투자 규모는 모두 290억 달러(약 38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50억 달러는 반도체 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쓰인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는 20억 달러, 첨단 소형 원자로 등 그린 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를 투자할 전망이다.  
 
SK는 이번 반도체 R&D 투자에 대해 단순히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SK그룹이 전기차, 그린 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경우 SK와 협력 관계에 있는 한국의 소부장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과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 공개된 회담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북미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등 SK측 인사와 지나 러몬도(Gina M. Raimondo)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Brian Deese)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알리 자이디(Ali Zaidi) 백악관 환경 어드바이저 등 미국 측 인사가 참석했다.  
 
최 회장은 “한미 양국은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핵심 기술과 관련한 공급망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며 미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데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이 2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단행할 경우 미국 내 일자리는 2025년까지 4000개에서 2만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SK그룹의 투자에 여러 차례 “역사적인 투자에 감사하다(Thank you)”고 했다.  

국내 투자만 신중?…SK “흔들림 없이 진행할 계획”

일각에서는 SK가 한국 투자를 보류하면서 미국 투자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 했지만, 세계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을 이유로 최종 결정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여㎡ 부지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예상 투자 규모는 4조3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에는 매출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 순이익 2조8768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대 실적을 내고도 하반기 투자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가 들어가는 PC, 스마트폰 등의 출하량이 당초 예측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 공급되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에서 “(하반기 경기 침체로 인해) 전술적 측면에서 투자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최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38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밝히고 일자리 창출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말한 셈이다.  
 
다만 SK그룹은 2026년까지 총 247조원, 이 가운데 국내에만 17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약속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같은 핵심 생산기반과 R&D 기반이 국내에 있는 만큼 국내 인프라 구축과 R&D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규모가 훨씬 큰 국내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해외 투자도 함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번에 발표한 대미 투자 계획은 물론 이미 확정된 국내 투자 역시 흔들림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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