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밑돈 2분기 실적에도 글로벌 빅테크 주가 ‘꿋꿋’
“환율 변수 없었다면 선방한 실적”…FED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 투자 환경 개선
글로벌 빅테크가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놓고 있는데도 주가는 비교적 꿋꿋하게 버텨내고 있다. 어닝쇼크로 뉴욕증시를 흔들었던 지난 1분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 7월 2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월가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2분기 성적을 발표했다. MS는 지난 3개월 동안 519억 달러(약 67조4000억원)의 매출을 벌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는데,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MS의 2분기 매출은 월가가 전망치(523억 달러)도 하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23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전망치(2.29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MS의 매출과 순이익이 월가 기대치를 밑돈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MS의 주가는 상승했다. 7월 27일 MS의 주가는 6.69%(251.90달러→268.74달러) 상승한 채 마감했다. 이튿날엔 2.85% 더 올랐다.
구글의 알파벳도 MS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분기 매출 696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망치(699억 달러)를 살짝 밑도는 기록이었다. EPS 역시 1.21달러에 그쳐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1.28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2분기엔 62% 상승한 매출이 올해 2분기 들어 13%로 둔화했다.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런데도 구글의 주가는 어닝쇼크로 이어지지 않았다. 7월 27일 알파벳 주가는 7.66% 상승한 주당 113.06달러에 장을 마쳤고, 이튿날에도 1.03% 올랐다.
두 회사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도 그랬다. 97만명의 유료 가입자 수 감소를 발표했고, 월가 전망치(80억5000만 달러)보다 낮은 2분기 매출(79억7000만 달러)을 발표했는데도 실적 발표 전 주당 200달러를 밑돌던 주가가 지금은 22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1분기 어닝시즌 때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지난 4월 20일 넷플릭스가 사상 첫 유료 가입자 수 감소를 발표하자 이 회사의 주가는 35.12%나 감소했다. 이후 구글의 알파벳, 아마존 등이 연이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한 달간 15.59%나 하락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2분기 어닝시즌을 통과 중인 나스닥지수는 넷플릭스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인 19일 1만1713.15에 마감했는데, 28일엔 1만2162.59에 마감하면서 오히려 지수가 상승했다.
2분기엔 투자심리가 얼어붙지 않은 건 기업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놓고도 악화한 경영 환경을 고려하면 선방했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세 기업의 실적 악화 배경엔 강달러가 있다. MS는 환율 때문에 매출은 5억9500만 달러, 주당 순이익은 4센트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역시 환율을 성장 둔화 이유로 꼽았다. 구글 측에 따르면 매출 성장이 3.7% 감소했다. 넷플릭스 측은 달러화 강세가 아니었다면 3억3900만 달러를 더 벌어들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세계 각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어 환율 변동에 특히 민감하다.
환율 변수를 빼고 보면 기업의 펀더멘털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실제로 주력 사업은 선전했다. MS는 애저를 포함한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고, 구글의 검색 매출은 14%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2분기 연속 감소했던 유료 가입자 수를 3분기엔 다시 200만명 늘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 투자 환경이 개선된 점도 빅테크 주가를 받쳤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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