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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는 ‘아모레’, 대내외 악재 어쩌나…실적·주가도 ‘뚝 뚝’

‘40대 임원’ 세대교체…파격 인사로 뒷말 무성
서민정 체제 강화 vs 실적 대응 위한 조직 개편
아모레 2분기 실적 ‘어닝쇼크’…주가도 급락세
“중국 매출 의존도 높아, 입지는 예전만 못 해”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일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국내 화장품업계 ‘빅2’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대내외 악재로 주춤하고 있다. 지난 5월 30억원대 직원 횡령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영향으로 실적도 발목이 잡히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최근에는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서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이를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15년 넘게 회사에 근속한 팀장을 팀원으로 발령내는 등 과도한 세대교체 인사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서경배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의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포석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안정적인 3세 경영을 위해 세대 교체를 통한 ‘서민정 체제 구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40대 임원 전면 배치…주요 부서 팀장은 팀원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주요 계열사 대표로 70년대 후반의 ‘젊은 40대’ 임원을 발탁하는 한편 주요 부서 팀장들을 이보다 연령대가 낮은 80년대 생으로 대거 교체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이니스프리 대표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 디비전장을 맡고 있던 1978년생 최민정 디비전장이 이름을 올렸고, 에스쁘아 대표에는 1979년생 이연정 BM팀장이, 코스비전 대표로는 1973년생 유승철 대표를 발탁했다. 이외에 아모레퍼시픽 데일리뷰티 유닛장으로는 1978년생 노병권 마케팅 부문장을 앉혔다. 한국 나이로 43~44살 수장이 포진하게 된 셈이다.  
 
젊은피 임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70년대생이 주축을 이룬 주요 부서 팀장들은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이 자리를 연령대가 낮은 80년대생이 차지하면서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나이 많은 팀장에게 퇴사를 종용한 것이나 다름 없어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사실 아모레퍼시픽의 세대교체는 지난 2020년 말에 진행한 고강도 구조조정부터 시작됐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하락에 직격탄을 맞고, 1945년 창사 이후 75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그 결과 그룹 전체적으로 250여명 수준의 직원이 정리해고 되면서 다수의 중장년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이 15년차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면서다.
 
아모레퍼시픽 내부 관계자는 “대부분 팀장급이 소리소문없이 보직이 해임됐다”면서 “이번 인사로 승진한 사람들 조차 마냥 좋아할 순 없는 분위기라 내부가 이래저래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후계 경영인으로 꼽히는 서민정 담당. [사진 아모레퍼시픽]
 
말 많은 아모레퍼시픽의 세대 교체 변화를 승계 작업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서경배 회장 후계 1순위로는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1991년생 서민정 씨가 꼽힌다. 나이 어린 후계자가 경영 전반에 나서기 전에 미리 이에 맞는 젊은 경영진을 전진배치하는 과정이라는 시선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통상적으로 기업 후계자가 사업 구상을 보다 빠르고 확고하게 진행하기 위해 자신의 인맥을 탄탄하게 구축하면서 확장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는 인사 단행 등을 통해 선대 경영자와 호흡을 같이 했던 인사들을 물러나게 하고, 젊은 후계자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을 신임하는 현상이 강하게 일어난다”며 “이번 아모레퍼시픽 인사도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한 것으로, 후계인인 서민정 체제로 구축하기 위한 잰걸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매해 진행한 하반기 정기인사 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코로나19 지속해서 하락하는 성과를 다시금 끌어 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고안된 조직개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 평가는 어둡다. 실제 최근 공개된 아모레퍼시픽 2분기 성적은 증권가 추정치를 큰 폭으로 밑돌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매출 95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9.6%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19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당장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주가도 급락세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4일 기준 12만750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월 18만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고 지난 6월부터 12만대를 이어오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주가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 절반, 부정적 절반으로 나뉜다”며 “중국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으로, 코로나19 이후 중국 매출이 다시 날개를 펴야 성과가 좋아질 텐데 이에 대한 의구심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코로나19가 초창기에 발생한 국가로, 그만큼 엔데믹 역시 다른 국가보다 빨리 올 것이라고 판단하는 기업이 많다”면서 “코로나19 이후의 중국 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뷰티 기업이 많아지면서, 아모레퍼시픽 입지가 코로나19 전처럼 크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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