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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더 달라’ 총파업 예고한 금융노조…국민 공감 얻을까

금융노조 “정당한 보상 등은 대화로 해결할 문제 아냐”
4대 시중은행 작년 평균 연봉 1억500만원
당국·정치권에선 금리 상승에 ‘이자·성과급 잔치’ 비판

 
 
서울 시내 은행 지점을 이용하는 고객. [연합뉴스]
시중은행 노동조합이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9월 1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2016년 성과연봉제 등에 반발해 총파업을 벌인 후 6년 만이다. 이번에는 직원 임금 인상 등이 파업의 명분이다.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최대 실적과 이에 따른 임원의 성과급 지급이 최근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어, 국민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봉 6.1% 인상 협상 결렬 후 ‘총파업’ 예고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다음 달 16일 총파업을 앞두고 8월 1일부터 5일까지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12개 지방지부 순방을 마쳤다. 이 지방순회는 총파업 일정과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금융노조는 이달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지부들을 방문할 계획이고,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찬반투표는 이달 19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엔 국민, 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해 국책은행, 지방은행 등 전국 39개 은행의 노조원 10만여 명이 소속돼 있다.
 
이번 총파업 목표는 ▶조합원의 정당한 보상 쟁취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정책, 공공기관 탄압, 관치금융 부활 저지 ▶금융노동자의 노조할 권리와 노동조건 유지 및 개선이다.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노조소식을 통해 “정당한 보상, 신규채용 확대와 정년연장 효과가 없는 임피제 개선, 주 4.5일제, 국책은행지방 이전 반대, 공공기관 탄압중단, 관치금융 경고, 임금체계 개악 반대, 해고간부 복직 등은 대화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효과가 큰 총파업을 반드시 성공시키자”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7월 6일 사측의 대표 기구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교섭이 결렬된 후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 측은 올해 6.1%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용자협의회는 1.4%를 주장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금융노조는 사측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이자잔치 비판 높아…총파업, 여론 악화 가중할 수도

서울의 한 은행 지점. [연합뉴스]
금융노조가 6년 만에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국민 공감대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까지 대출 급증에 따라 최대 실적을 낸 은행권이 올해는 금리 인상을 통해 호실적을 예고하면서 이자장사 비판에 휩싸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은행원의 평균 연봉도 1억원이 넘고 최근 2년 간 임원들이 거액의 성과급을 받은 상황에서 연봉 인상 등을 이유로 총파업을 할 경우 여론 비판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4대 은행 직원의 작년 평균 연봉은 ▶국민은행 1억1200만원 ▶신한은행 1억700만원 ▶하나은행 1억600만원 ▶우리은행 9700만원 등을 기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20일 “금리 상승기에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의 펜데믹 고통분담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금리 상승기에 이자 수익으로 돈을 번 은행이 임원들에게 1000억원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을 두고 비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통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4대 시중은행 임원들이 수령한 성과급은 총 108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서민들은 이자 상환도 어려운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성과급 잔치를 했다는 사실에 유감”이라며 “연간 10억원이 넘는 성과급이 국민적 눈높이에 맞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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