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드·다운타우너·리틀넥’의 공통점…‘핫플’ 빚는 미다스의 손
[인터뷰] 이준범 GFFG 대표
직원 5명→700명, 8년만에 F&B&L 기업으로 성장
향후 호텔업까지 확장하는 꿈…‘K-푸드’ 세계화 목표
“좋은 음식과 좋은 공간, 그리고 사람을 맺어주고 싶단 생각으로 ‘공간 안에서의 매듭’이라는 의미를 담은 디저트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노란색 스마일 마크, 분홍색 포장상자, 러블리한 감성이 묻어나는 파스텔 톤의 매장. 요즘 국내에서 가장 ‘핫한’ 카페 중 하나로 불리는 ‘카페 노티드’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말이다. 매일 노티드 가게 안은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도넛’을 먹기 위한 고객들로 북적이고, 매장 밖에는 노티드 포장상자를 들고 다니는 소비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카페 노티드 창업자는 ‘다운타우너’, ‘리틀넥’, ‘호족반’, ‘클랩피자’ 등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서 핫하다는 외식 브랜드를 모두 운영하는 등 손대는 것마다 흥행에 성공시켜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지난 10일 신사동에서 이준범 GFFG 대표를 만나 성공 비결을 물었다.
음식·공간·사람 잇는다…“라이프스타일 더한 F&B&L 기업”
“패션업계에 종사했었던 만큼 제 안의 감각적인 부분을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적절한 단가와 좋은 분위기, 포장이 가능한 음식을 찾던 중에 휴가차 떠났던 하와이에서 도넛을 접해보고 ‘아, 이거다’ 했었죠”
이 대표는 미국에서 16년 동안 유학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들어와 2014년 이태원 경리단길에 ‘다운타우너’의 전신으로 불리는 수제버거 브랜드 ‘오베이(5bey)’를 열면서 외식업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 대표는 독특한 메뉴와 감각적인 매장 인테리어로 오베이를 성공시킨 뒤 외식 브랜드를 하나둘 확장해나가기 시작했다.
2017년에 론칭한 ‘카페 노티드’는 처음에 다양한 쁘띠 케이크를 판매하는 케이크 전문 디저트 카페로 운영됐다. 하지만 케이크의 특성상 테이블 회전이 느리고 포장 고객도 많지 않아 해결책을 고민하던 중 ‘케이크의 크림을 안에 넣어볼까’란 생각으로 지금의 도넛 메뉴를 만들게 됐다. 당시만 해도 도넛을 4개, 6개씩 포장 판매하는 디저트 카페가 많지 않아 고객들이 노티드의 알록달록한 포장상자를 들고 거리를 걸어 다니는 자체로도 브랜드 홍보가 됐다.
노티드만의 독특한 감성은 포장상자뿐 아니라 매장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동화 속에 나올법한 파스텔 톤의 매장 내부와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곰 인형, 스마일 마크가 그려진 굿즈들도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요소 중 하나다.
이 대표는 “노티드라는 이름은 좋은 음식과 좋은 공간, 사람을 맺어준다는 의미에서 ‘매듭’이라는 단어를 넣어 만든 것”이라며 “친근하고 러블리한 감성을 살리고자 했고, 제 딸과 같은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카페로 꾸미고 싶어 자체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2019년 노티드는 이슬로 작가와 협업해 ‘슈가베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슈가베어뿐 아니라 노티드를 대표하는 스마일 마크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들을 제작해 매장 곳곳에 진열하고 판매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저희 회사가 F&B 기업이 아니라 F&B&L 기업으로 불렸으면 한다”며 “음식료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까지 분야를 넓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들을 만들고 패키지에 자체 캐릭터를 넣어 소비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노티드에서는 핸드워시, 앞치마, 텀블러, 컵, 모자 등의 굿즈가 판매되고 있고 다운타우너에서도 레고와 로션 등을 출시했던 바 있다.
“좋은 음식, 오래 즐길 수 있도록”…‘GFFG’ 설립
“‘좋은 음식을 오래 즐길 수 있도록(Good food for Good)’이라는 뜻을 담아 2017년 GFFG를 설립했어요. 외식업계 전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저 스스로를 제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면서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이 대표는 2014년 오베이를 성공시킨 후 2015년 피자 브랜드 ‘리틀넥’을 만들었고, 2016년에는 ‘다운타우너’, 2017년에는 ‘카페 노티드’, 2019년에는 ‘호족반’, 2020년에 ‘클랩피자’를 론칭하는 등 현재 총 8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기존에는 브랜드를 모두 개별적으로 운영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며 “외식업에 대한 제 진심을 담아 지난해에 브랜드들을 ‘GFFG’라는 기업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경리단길에서 5명의 직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준범 대표는 현재 700여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 대표는 “GFFG를 설립하면서 매장 인테리어와 제품 패키지 등을 관리하는 자체 디자인팀을 만들었고, 브랜드별로 코디네이트를 해주는 전문가도 섭외해 매장들을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저희 매장에서 음식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SNS에 올릴 인증샷도 남기실 수 있도록 힙하고 트렌디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새롭고 다른 것 만들자”…해외 진출 계획도
“FIRST, NEW, DIFFERENT. ‘가장 먼저, 새롭고 다른 것을 만들자’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사업 철학이에요. 최초와 최고를 지향하며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매일 SNS를 열심히 들여다보며 트렌드를 쫓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케이크 크림을 빵 안에 넣는 등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어 독창적인 브랜드와 메뉴를 만들어냈듯이 이 대표는 ‘제일 먼저 새롭고 다른 무엇인가를 만들려 한다’는 마음으로 외식업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남들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 궁극적으로는 호텔업까지 사업을 확장시켜 저희 제품들을 호텔 곳곳에 배치해 그곳에 머무는 한 가족의 라이프를 온전히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메뉴를 앞세운 브랜드 론칭 계획과 해외 진출의 꿈도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멕시칸 음식을 판매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기존에 운영 중이던 브랜드에서 판매할 새로운 메뉴도 연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외식 브랜드 중 특정 브랜드 몇 개는 세계화를 통해 K-푸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사례를 만들고 싶다”며 “반짝 떴다가 지는 기업이 아닌 튼튼한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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