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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나노 반도체' 기쁨도 잠시…따라온 TSMC, 추격하는 인텔

TSMC, 애플·인텔 등 대형 고객사 확보
인텔, 브룩필드운용과 39조 규모 파트너십 체결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로고 모습. [로이터 연합]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 출하식을 열며 기술력을 과시한 삼성전자가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분야 1위 기업인 TSMC가 다음 달 3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한 단계 높은 기술력 확보와 이를 바탕으로 TSMC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두 달 만에 사그라들게 됐다.  
 
24일 대만 매체인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TSMC가 다음 달부터 3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만 현지 언론은 TSMC가 애플과 인텔, 퀄컴, 미디어텍, 엔비디아 등을 3나노 공정의 고객사로 잡았다고 전했다. 삼성보다 2개월 늦게 3나노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지만, 대형 고객사를 한꺼번에 확보하면서 시장 점유율 면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에서 자체 설계한 M2 프로 칩에 TSMC의 3나노 칩을 적용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M2 프로 칩은 곧 출시 예정인 14·16인치 맥북 프로, 고급형 맥 미니 등에 탑재된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객사가 중요한 것은 수주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파운드리는 수요자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제품이다. 한꺼번에 많은 제품을 생산할수록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매출과 이익도 늘어난다. ‘규모의 경제’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산업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에 돌입했을 때, 세계 최고 기술력을 무기 삼아 대형 고객사를 선점하고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53.6%로 압도적이다. 2위인 삼성전자(16.3%)의 3배 수준이다.  
 
하지만 대형 고객사들은 최종 선택은 1위 기업인 TSMC였다. 삼성전자도 3나노 반도체 공급처에 대해 “복수의 대형 고객사에 모바일 관련 제품을 납품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해당 업체가 어디인지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직접 경쟁하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선택하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만 생산하는 TSMC의 경우 애플이 손을 잡아도 문제 될 게 없지만, 삼성과 손을 잡으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강력한 경쟁상대를 지원해주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는 등 호재에도 TSMC를 따라잡을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 맨해튼의 한 상점에 진열된 상품에서 인텔 로고가 보이고 있다.[로이터 연합]

삼성 주춤한 사이 인텔 39조 반도체 공장 건설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사이 후발주자들이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직접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브룩필드자산운용과 300억 달러(약 39조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고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인텔은 합작사 지분의 51%를, 나머지는 브룩필드가 소유한다.
 
WSJ는 합작사 설립에 대해 “대만과 한국의 경쟁사로부터 제조 우위를 되찾으려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대만과 한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이 TSMC와 삼성전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텔이 두 회사를 따라잡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반적으로 인텔이 추구하는 투자 방식은 아니지만 (인텔이 반도체 분야에서) 뒤처져 있기 때문에 향후 몇 년 동안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 사이클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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