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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4대은행 해외 성적표 ‘제각각’…“건전성 관리가 우선”

신한·우리은행, 동남아 법인 효자
국민銀, 해외 실적 안정화 과제
러-우 전쟁·코로나19 등 우려 여전

 

 
 
 
올해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을 낸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해외 실적은 희비가 갈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순익은 전년보다 약 60% 증가하며 순항했다. 국민은행은 순익 규모가 경쟁사 대비 작았지만 전년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은 중국법인 실적 부진에 순익이 뒷걸음질 쳤다. 추후 각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해외영업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소다라은행 내부 모습. [사진 우리은행]

신한·우리銀, 해외 순익 약 60% ‘쑥’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을 통해 1928억500만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9% 증가한 규모다. 4대 은행 중 순익 규모도 제일 컸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47.47% 증가한 862억3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리테일금융 증대로 이자수익이 확대된 영향이다. 특히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13% 급증한 268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 확대를 통한 대출자산 조기 증대,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따라 대손비용이 축소된 결과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별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라며 “동남아 중심 아시아 시장에서는 디지털 기반의 리테일 사업에 주력했고, 선진금융시장에서는 기업금융(신디케이션론), IB 혹은 글로벌 금융기관(FI)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순익은 전년 대비 58.7% 증가한 1284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법인을 필두로 한 실적 성장이 돋보였다.  
 
각 법인별 상반기 순이익(증가율)을 살펴보면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236억6600만원(35.6%) ▶캄보디아우리은행 299억7300만원(43.31%) ▶베트남우리은행 238억5500억원(128.53%) 등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3대법인의 경우 성장을 위해 우리은행은 오랜 기간 준비 및 투자를 해 왔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당분간은 3대법인 고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부코핀은행 내부 모습. [사진 국민은행]

양호한 실적 국민銀…실적 주춤 하나銀

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한 427억2200만원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순익 1위로 ‘리딩뱅크’를 차지했지만, 경쟁 은행 대비 해외 진출이 늦었던 탓에 해외순익 규모는 작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법인이 양호한 실적을 내며 해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한 1216억77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KB캄보디아은행은 52.6% 개선된 77억400만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캄보디아은행과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통합해 캄보디아 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디지털 전략을 동남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이후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며 부진한 인도네시아 법인 실적은 아쉬운 대목이다. 인도네시아 부코핀법인은 743억8300만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해외법인 전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건전성 관리를 위한 부실 여신 정리와 현지 금융당국(OJK)의 권고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 영향이라는 게 국민은행 측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해외 실적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KB부코핀은행의 인수 후 관리를 완수하는 것이 목표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해외 법인 순익은 425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감소했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법인 순익이 감소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하나은행 중국 법인 순익은 전년 대비 85%나 줄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중국의 영업점도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영업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중국 경기 위축에 따라 일부 대출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게 됐고, 관련 충당금 적립이 지속 증가해 순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한계 ‘해외로’…리스크 관리 방점

은행들은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전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 가속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각 은행들은 새로운 지역에 투자하는 과감한 영토 확장보단 기존 영업망의 견고한 성장,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 해외 거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업을 둘러싼 경쟁 환경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영역을 넘어, 글로벌 사업이 미래 신규 수익원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영업력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현지화’를 핵심 전략으로, 국가별 사업전략 수립 및 사업 관련 자율성을 현지에 최대한 부여할 예정이다. 또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선제적인 자산부채관리(ALM), 우량 자산 위주 자산 성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 또한 높은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세계 경기 불확실성 및 변동성 확대로 기존 네트워크의 수익성 제고와 내실화에 집중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로 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두고 해외 영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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