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美 반도체 vs 中 희토류 수출 제한…韓 강타한 관세 전쟁 2라운드
- 韓, 희토류 중국 의존도 50% 육박…반도체 규제 시 영향도
알래스카 LNG 개발 참여 카드로 미국과 협상 가능성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 정책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2차로 격돌했다. 당초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높이면 중국은 미국 제품에 관세율을 함께 올리며 맞받아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양국이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며 관세전쟁 2라운드의 막을 올린 것이다.
이번에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중국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에 대응해 4월 4일부터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고 같은 달 13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전량 정제되는 중희토류 금속 6종,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제한한 것이다. 희토류 금속은 자동차나 드론, 로봇과 미사일, 우주선 등 첨단 기계제품에 핵심 요소인 전기 모터를 만드는 데 쓰인다. NYT는 “미국 군수업체를 포함한 특정 기업에 대한 (희토류) 공급이 영구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중국용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4월 15일 미국 CNBC 방송은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 정부가 H20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반도체가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다”며 H2O 수출 규제 이유를 설명했다. H20은 저사양 반도체로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200·B200 등과 비교하면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이다. 과거 미국 정부가 고사양 반도체에 대해서만 대중 수출을 규제했기 때문에 엔비디아는 중국용 저사양 반도체를 만들어 수출했는데, 이 길이 막힐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문제는 양국 갈등의 충격파가 우리 기업으로 몰려올 수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이 분석한 2024년 한국의 희토류 수입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8%에 달한다. 과거 중국이 희토류 수출 억제를 전략적으로 이용한 사례가 있어 우리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대체 공급망을 확대했지만, 중국의 수출 제한 기간이 길어지면 전기차나 첨단 기계, 이차전지 산업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 수출 제한과 관련해서는 엔비디아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한적이지만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참여 등을 물꼬로 관세 협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월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미국 측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고 무엇을 희망하는지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면서도 “지금은 미국 당국자들과 LNG‧조선‧무역 균형과 관련해 관심 있는 부분을 어떤 틀에서 협상할지 논의해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어차피 양 정상 간 이야기에서 LNG 부분이 나왔기 때문에 검토는 안 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섣불리 어떤 부분을 약속한다거나 국익에 위반되는 어떤 것을 의사 결정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 후 “대미 무역 흑자‧ 관세‧조선‧미국산 LNG 대량 구매‧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사업‧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 비용 지급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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