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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고연봉’ 대기업 총수…국내 36개 그룹 중 9곳 ‘미등기임원’

리더스인덱스 분석, CJ‧신세계‧한화 미등기 임원多
총수 일가, 그룹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 행사
미등기임원은 책임에서 자유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빌딩 모습.[연합뉴스]
국내 대기업을 이끄는 그룹 총수 4명 중 1명은 ‘미등기 임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총수의 자녀나 친인척까지 범위를 넓히면 미등기 임원은 더 늘어난다. 총수를 포함한 그의 가족들이 그룹 경영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책임-고연봉’ 경영이 문제로 지적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자산 규모 상위 50개 그룹 가운데 오너가 있는 그룹은 42개, 이 중 총수가 경영에 참여하는 그룹은 36개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이 가운데 9명의 총수는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또 경영에 참여하는 오너 일가의 15%는 미등기 임원으로 확인됐다.
 
리더스인덱스가 각 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그룹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준용 DL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 김준기 DB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9명이다.  
 
총수 일가가 미등기임원이 많이 활동하는 그룹으로는 CJ와 신세계, 한화 등이 꼽혔다. CJ그룹은 9명의 오너일가가 5곳에서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9곳에서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CGV, CJ ENM 등 5곳의 미등기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경후 CJ ENM 부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등 이 회장의 자녀들과 이미경 CJ ENM 부회장도 미등기 임원이다.
 
신세계그룹도 총수인 이명희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모두 미등기 임원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제외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모두 미등기 임원으로 조사됐다.  
 
총수와 친인척의 등기임원 여부가 중요한 건 권한과 책임의 비례 문제 때문이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고 문제가 생기면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지만, 미등기임원은 책임에서 자유롭다. 그룹 총수의 경우 그룹의 사업 방향을 결정하거나 경영에 큰 영향을 행사하는데, 미등기임원인 경우엔 고액 연봉을 챙기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CJ, CJ제일제당 등에서 49억6800만원을 받았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그의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 각각 22억5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한 최근 3년여간 보수를 받지 않았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총수 일가의 미등기임원 활동과 고연봉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그룹 총수나 오너 일가는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경영 활동은 주가로 평가받는다”며 “등기임원 여부보다 주주 가치를 올리려는 노력을 책임 경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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