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강조한 곽재선 KG그룹 회장…쌍용차 어떻게 달라질까
1일 평택공장서 쌍용차 회장 취임식
“지속가능한, 세상을 풍요롭게” 강조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쌍용자동차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최근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로 KG그룹 일원이 된 쌍용차는 곽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날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는 곽 회장의 쌍용차 회장 취임식이 열렸다.
곽 회장은 취임식에서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며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회사’는 재무 구조 개선,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회사’는 국내 대표 토종 브랜드로서의 경쟁력 강화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를 지속가능한 회사로 변화시키려면 부실한 재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최근 법정관리 졸업 가능성이 커졌지만, 계속되는 경영 악화로 벌써 두 번째 회생절차를 밟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7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지속된 적자 행진을 끊는 것이 급선무다. 이 기간 누적된 적자 규모만 1조원을 웃돈다.
예년 대비 적자 폭 등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쌍용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1779억원에서 3분의 1 수준인 591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1805억원에서 6분의 1 수준인 303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영업손실은 기업회생 돌입 이전인 2018년 상반기(손실 387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7년 상반기(손실 179억원)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시장 위축 속 판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1분기(1만8619대) 이후 5분기 연속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어난 4만7709대로 집계됐다. 뉴 렉스턴 스포츠&칸 등 제품 개선 모델의 판매 호조에 따른 제품 믹스 변화로 매출도 23.8% 증가했다.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42.7% 늘었다.
여기에 지난 7월 국내 출시한 신차 토레스의 흥행도 재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지난 6월 진행된 사전계약에서만 3만대 이상의 계약이 성사됐다. 최근까지 누적 계약 대수는 6만대를 넘어섰다. 쌍용차는 공급 물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주간 연속 2교대로의 전환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해 판매 부진으로 무급휴업, 1교대 전환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미래 경쟁력 강화... 토종 브랜드의 힘 보여줄까
쌍용차는 국내 몇 안 되는 토종 자동차 브랜드다.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현대차·기아와 직접 경쟁할 수는 없겠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쌍용차에게 요구되는 역할 중 하나다.
특히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 기업의 취약점인 전동화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쌍용차가 지난해 12월 중국 비야디(BYD)와 배터리 개발 및 팩 자체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차는 BYD와 함께 개발한 배터리를 내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에 처음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모든 제품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전동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픽업트럭 전동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픽업트럭을 자체 생산해 내수 시장에 판매 중인 곳은 쌍용차가 유일한 탓이다. 회사는 오는 2024년 픽업트럭 전동화 모델 출시를 위해 준비 중이다.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쌍용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활용했다. 경영 악화 속에도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한 끈을 놓지 않았지만, 관련 비용이 최근 감소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새로운 주인인 KG그룹의 지원을 받는 만큼, 쌍용차는 미래 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실제 KG그룹은 인수 과정에서부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이후 계약금과 별도로 500억원의 운영 자금을 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 인수대금 3655억원에, 다음 달 쌍용차가 진행 예정인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투입할 5645억원(채권 변제 및 운영자금)까지 더하면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투입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KG그룹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지만 적자, 부실 회사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며 “적자를 끊어내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토레스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지만,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무 구조 개선과 동시에 경쟁사 대비 늦어진 전동화 전환, 첨단 기술 상용화 등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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