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고정금리 ‘안심전환대출’ 시작…내심 ‘속타는’ 은행들
대출잔액 줄어 이자이익 축소 불가피
MBS 덕에 BIS 비율 개선은 기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3%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15일부터 시행됐다. 금리인상기 낮은 금리를 찾는 대출자들의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대 은행과 주택금융공사가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받는다.
안심전환대출이란 금리 상승기에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주금공의 3%대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대환해주는 상품이다.
주택 가격이 시가 3억원 이하인 차주는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신청 가능하며, 4억원 이하는 내달 6일부터 17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대출금리는 연 3.8%∼4.0%, 만 39세 이하·소득 6000만원 이하 저소득 청년층은 연 3.7%∼3.9% 금리가 적용된다.
은행들은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지금 같은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로 얻을 수 있는 이자이익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6%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오르며 3%에 육박했다. 코픽스는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초가 되는 금리다. 은행들이 변동금리 대출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 금리 상승으로 추가 이자이익 확보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은 은행의 대출을 주금공에 넘기는 형태로, 당연히 은행의 이자이익이 줄게 된다”며 “물론 넘기는 대가로 수수료를 일정 부분 받기는 하는데, 그게 이자이익만큼 되는 건 아니어서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설명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정부가 주금공을 통해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후 주금공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MBS)를 은행이 다시 매입한다. 은행 입장에선 변동금리 대출이 주금공 장기 고정금리 채권으로 바뀌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담보 비율이 100%라서 은행 여신 중에서도 건전성이 가장 우량한 자산”이라면서 “가계대출이 최근 몇 개월간 역성장하고 있어서 고민이 많은데 있던 대출마저 넘기게 생겼니 은행 입장에서 달가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 기간 동안 은행 영업점도 붐빌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과 2019년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됐을 때에도 일선 영업점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업무에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이번 역시 금리상승기인 만큼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차주들의 관심이 높다.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운영한 주금공의 사전안내 사이트 방문자가 지난 5일 기준 약 34만7000명에 이른다.
앞서 은행권은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몰릴 것을 대비해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비대면 처리가 가능한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인공지능(AI)이 응대하는 ‘콜봇’ 서비스를 내놓는 등 채비에 나선 바 있다.
일각에선 은행이 매입해야 하는 주금공의 MBS가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개선에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주금공이 발행한 MBS의 경우 BIS비율 계산 시 위험가중치가 0%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29%로, 3개월 전보다 0.23%포인트 하락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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