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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치열한 당뇨병 치료제 시장, 국내 기업 속속 뛰어든다

LG화학·대웅제약, 당뇨병 치료제 개발 ‘속도’
새로운 치료제 성분 더해 효과 및 편의성 높여
글로벌 시장도↑…2027년 813억 달러 전망

 
 
당뇨병 시장에는 이미 많은 치료제가 나와있다. 그러나 당뇨병은 오랜 시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먹거나 투약하기 편한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아직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 성분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당뇨병은 지속해서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인데다 비만과 고령화로 환자 또한 꾸준히 늘고 있어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LG화학과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등이다.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메트포르민이나 DPP-4 억제제에 새로운 성분을 더하거나 아예 새로운 성분으로 구성된 당뇨병 신약을 개발 중이다.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화학은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를 결합한 당뇨병 복합제를 이르면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SGLT-2 억제제는 포도당의 흡수를 막고 소변으로 배출되게 해 혈당을 낮추는 성분이다. 기존 치료제와 달리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받지 않아 최근 기존 치료제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LG화학의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는 이 회사의 DPP-4 억제제 기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SGLT-2 억제제 성분 ‘다파글리플로진’을 합한 것이다. 제미글로는 LG화학이 2012년 출시한 후 국내 시장에서 수백억원씩 팔리고 있다. LG화학의 생명과학 부문은 당뇨병 치료제와 성장 호르몬 제품 등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인 221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제미글로와 연관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 32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른 DPP-4 억제제 기반의 당뇨병 치료제는 판매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MSD의 ‘자누메트’와 ‘자누비아’,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 등 DPP-4 억제제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는 지난해 원외처방 조제액이 1년 전보다 50억원에서 70억원가량 줄었다.
 
반면 SGLP-2 억제제인 당뇨병 치료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와 ‘직듀오’,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 등은 지난해 각각 300억원 이상의 원외처방 조제액을 기록하며 활용을 늘리고 있다. SGLP-2 억제제는 심부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심부전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도 SGLT-2 억제제 ‘이나보글리플로진’이 주요 성분인 당뇨병 치료제 출시를 눈앞에 뒀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새로운 치료제의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내년 출시가 목표다. 글로벌 제약사가 이미 SGLT-2 억제제 기반의 당뇨병 치료제를 내놓은 만큼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이나보글리플로진에 메트포르민을 합한 복합제도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을 출시한 연구개발(R&D) 경험을 살려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인슐린 분비를 늘리는 GRP119 작용제를 기전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DA-1241’. 동아에스티는 이 후보물질을 2형 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최근 임상 1상을 마쳤고 곧 글로벌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개량 신약으로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DA-2811’와 ‘DA-5210’, ‘DA-5211’ 등도 임상 1상을 마무리한 후 개발 전략을 논의 중이다.
 
당뇨병은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 등으로 나뉘는데, 환자는 대부분 2형 당뇨병을 앓는다. 2형 당뇨병은 유전이나 생활습관 등으로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디시젼 리소스 그룹에 따르면 2형 당뇨병 환자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관련 시장의 규모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710억 달러였던 전 세계 2형 당뇨병 시장은 2027년 81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당뇨병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605만명을 기록했다. 당뇨병 전 단계인 1583만명을 합하면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앓게 될 인구는 2000만명 이상이다. 전체 당뇨병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은 39%를 차지했다. 특히 65세 이상 여성 환자는 2명 중 1명(51%)이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내 당뇨병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2012년 국내 당뇨병 환자가 오는 2050년 591만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당뇨병 환자는 이 전망치를 2년 전 추월했다. 원규장 당뇨병학회 이사장(영남대 내분비내과 교수)은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당뇨병은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비롯한 만성질환,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2형 당뇨병 치료제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기반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해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업이 기술집약적이기 때문에 차별성을 확보한다면 후발주자라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며 “심혈관 안전성이 높고 다양한 합병증에 효과가 있는 치료제 등이 나온다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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