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 뚫은 원/달러 환율…국내 경제에 ‘먹구름’ [‘킹달러’ 시대, 어디로 움직이나①]
원/달러 환율 심리적 마지노선 1400원 넘어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美 연준 금리 인상 영향
한은 “영업비용 확대로 한계기업 증가 우려”
원/달러 환율의 끝을 알 수 없게 됐다. 심리적 저항선 ‘1400원’은 돌파됐다. 이뿐 아니라 미국이 연말까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여 1500원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달러 환율 상승이 계속될수록 기업 경영여건이 나빠져 한계기업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美 자이언트스텝 또 남았다…원/달러 1450원 가능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월 중으로 1400원 중반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 22일 ‘한미 기준금리 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분석’ 자료에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나고, 이후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를 0.25%만 높일 경우 환율은 1434.2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10월 0.2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이미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역전된 상태로 유지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예측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이례적으로 세 번째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하면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연 3.00∼3.25%로 올라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아졌다. 한국과의 차이는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금융권은 연말 전에 미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또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FOMC 위원들은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6월 점도표상의 중간값인 3.4%보다 더 높았다. 이는 미 연준이 연말 전에 한 차례 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연말에 1%포인트 이상 확대될 예정이다.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더 높은 1450~1500원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입물가 상승에 “한계기업 더 증가한다”
한은은 지난 2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의결한 ‘2022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될 경우 한계기업 비중은 다시 상당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 상승과 원자재 수입 가격이 맞물려 상승하면서 원가 및 판관비 증가가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높일 뿐 아니라 기업의 영업비용도 높인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올해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 비중이 각각 18.6%, 19.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는 각각 17.7%, 18.5%를 기록했다.
특히 수입물가 상승 등 영향에 무역수지 적자로 인한 외국인 자본 유출도 우려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1억5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지만 수입은 6.1% 증가한 결과다. 무역수지는 올해 4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9월까지 적자를 기록할 경우 1997년 이후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보이게 된다.
한경연은 ‘무역수지가 외국인 주식 매매행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그 다음 달에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순매도할 확률은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때보다 평균적으로 28.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도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높은 수준의 미 연준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순매수 유입이 많아졌고, 달러 인덱스는 재차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달러에 따른 통화 약세가 신흥국가들의 수입물가 비용 상승을 이끌어 냈다”며 “최근 한국의 수입물가 상승 역시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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