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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투자vs안전한 투자'…스팩, 사도 될까요?

공모주 청약 후 3년까지 보유 시 원금 보전
시가총액 적어 하락장에선 가격 변동성 커져

 
 
[게티이미지뱅크]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과 극이다. 원금 보장이 가능하고 시세 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안전한 투자처라는 평가도 있지만, 합병 기대감만 있는 투기성이 짙은 고위험주로 분류되기도 한다.  
 
스팩은 증권사가 공모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비상장기업(또는 코넥스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유일한 사업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다. 금융위기 이후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우량 중견·중소 기업의 상장을 돕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됐다.  
 
스팩이 ‘안전한 투자’가 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것이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이내에 합병대상이 될 비상장기업을 결정해 합병을 마쳐야 하고, 합병에 실패하면 해산된다. 이때 공모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공모가 수준의 투자원금을 보전받을 수 있다. 또 3년 동안 발생하는 소정의 이자도 받을 수 있어 추가적인 수익도 낼 수 있다.  
 
스팩의 공모가는 보통 한 주당 2000원이다. 일반적인 공모주 가격보다 낮아 부담이 적다. 여기에 3년간 스팩 주식을 보유할 경우 연 1.5~2%, 3년간 4.5~6%의 이자율을 적용받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소액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참여해 시장 금리 이상의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위험한 투자’가 될 때는 공모가와 상장 후 주가가 크게 벌어질 때다. 스팩 주가는 합병대상기업이 정해지기 이전엔 대부분 공모가 수준에서 움직인다. 우량 기업과의 합병이 결정되면 주가가 급등하기도 한다. 이 경우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는 큰 차익을 낼 수 있지만, 상장된 스팩을 매수하다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사들이는 ‘상투’에 빠질 위험도 있다. 스팩은 거래량이 적고 소액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커 ‘세력’의 타깃이 되기도 한다.  
 
합병 후 스팩 주주는 합병완료기업의 주식을 나눠 갖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손실이 날 가능성도 있다. 비상장기업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일반 개인 주주들 입장에선 합병대상기업의 재무제표나 성장성을 꼼꼼히 확인하기 어려워서다. 결국 공모가나 그 이하에서 매수했을 때만 스팩의 안정성이 담보된다고 볼 수 있다.  
 

공모가 1만원·시총 1000억원대 대형 스팩 출시  

 
최근 스팩 시장엔 변화 바람이 일고 있다. 공모가 1만원, 공모금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대형 스팩이 연달아 등장하면서다. 통상 스팩 공모가가 2000원, 공모금액이 100억원 미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스팩의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다. 스팩 몸집이 커지게 되면 보다 우량한 비상장기업을 품을 수 있어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 통로가 될 수 있다.  
 
오는 10월 상장 절차를 밟는 대형 스팩은 하나증권의 ‘하나금융25호스팩’ 삼성증권의 ‘삼성스팩7호’ 등이 있다. 하나금융25호스팩의 공모가는 1만원, 총 공모금액은 400억원이다. 스팩 발기인의 투자단가도 기존 1000원에서 5000원으로 5배 늘었다. 삼성스팩7호 역시 공모가 1만원, 공모금액 300억원을 내세웠다.  
 
공모가 기준 1000억원의 시가총액에 도전하는 스팩도 등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9월 21일 ‘미래에셋드림스팩1호’의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예상 공모가는 1만원으로, 공모 규모는 약 850억원이다. 지난해 5월 상장한 엔에이치스팩19호(공모금액 96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시장이 침체되자 증권사들이 유망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스팩 상장을 늘리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스팩주는 시가총액이 적어 지금처럼 증시가 불안정할 때에는 가격 변동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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