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 회원, 170억 투자에도 문 닫은 ‘오늘회’…그 이유는 [유통 스타트업 ‘생존게임’①]
오늘회 서비스 중단…일부 재개했지만 ‘품절’ 속속
사업 정상화까지 '먼 산'…자금 유동화가 ‘관건’
신선식품 서비스 '수익성'에 의문...투자환경 ‘꽁꽁’
최근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폐업 위기에 놓인 가운데 성장 곡선을 그리던 유통 분야 마저 혹독한 생존위기를 겪고 있다. 신선한 회를 산지에서 당일 배송한다는 아이템으로 수백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았던 스타트업 ‘오늘식탁’의 오늘회가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면서다. 대규모 자금 투자와 신박한 아이템으로 촉망받던 스타트업 회사가 망하자 유통 스타트업계는 그야말로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9월1일 서비스 중단…일부 재개했지만 한정된 제품만
업계에 따르면 오늘식탁은 현재 경영난으로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 운영을 9월 1일 중단했다가 최근 일부 서비스만 재개한 상태다. 지난 8월 말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하기도 했다. 오늘식탁 측은 서비스 재정비를 통해 빠른 시일 내 모든 업무를 정상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투자자를 찾거나 매각에 성공해야만 사업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식탁 측은 공지문을 통해 “몇차례의 투자를 받으며 고객님들에게 산지 신선한 재료에 대한 가치, 그리고 생산자분들에게는 온라인 판매처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드리는 서비스로 시작했고 규모를 키워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식탁은 적자를 통해서 성장을 도모하는 스타트업이었다”라며 “올해 2분기부터는 적자 규모를 키우지않고 영업이익을 낼 수 있도록 회사BM, 조직, 재무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 있었다. 현재로도 오늘식탁은 조직과 재무구조를 전환하는 과정 속에 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부득이하게 9월 1일 서비스를 일시 중지를 시킨 것은 실제로 오늘회의 서비스를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다”라며 “현재로도 추석 직후에 오늘회 서비스를 재개하려고 내부팀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고 향후 서비스 지역의 변경, 배송시간의 변경, 상품의 재오픈 등의 것으로 재정비를 해서 오픈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재개되는 서비스 지역의 고객들에게는 카톡, SMS 등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설명이다.
2016년 12월 설립된 오늘식탁은 누적 회원 수 75만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오늘회’는 수산물 온라인 플랫폼으로 간단한 주문으로 질 좋은 제철 해산물을 당일 주문-당일 손질-당일 배송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로 2017년 처음 산지에 있는 자연산 회를 수도권으로 올려보내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수산물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신선식품 앞세워 투자유치…자금난에 ‘직원해고’까지
성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금난이라는 위기가 찾아온 것. 결국 수산물 당일 서비스인 오늘회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상품대급 지급도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6월부턴 협력사 대금 지급이 아예 중단됐고 약 300개 업체가 평균 1300만원을 받지 못했다. 총 40억원 규모다. 지난 7월 기존 주주인 하나벤처스로부터 50억원 후속 투자를 유치했지만 자금난 해결을 위해선 추가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국내 스타트업을 둘러싼 투자환경에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실제 스타트업 투자 유치는 지난해와 비교해 급감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집계한 조사를 살펴보면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금액은 올 7월 8368억원, 8월 86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3조659억원, 8월 1조668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82.7%, 19.1%나 감소한 수치다.
당초 오늘식탁 역시 100억원 가량의 신규 투자를 유치해 자금난을 해결하려고 했으나, 추가 유치에 실패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성장 가능성만 보고 투자하기엔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오늘식탁은 2021년 누적매출 4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연매출 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특성상 장기 수익성 제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도 주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는 수익 구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신선식품을 배송하기 위해선 냉장‧냉동 물류센터 등 막대한 물류센터 건립 비용과 인건비가 투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매출은 늘어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리해 연이어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번 사태가 비단 오늘회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신선식품 유통을 전면에 내걸고 있는 기업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 년 동안 신선식품 등의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고객 유치와 거래액 증가를 통해 추가 투자 유치를 반복해왔다”며 “당장의 적자를 기록해도 확고한 비전만 있다면 나중에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하지만 최근 투자환경이 녹록지않은데다 성장이나 추가 수익 가능성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회사 비전에 대한 의구심까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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