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제니가 직접 디자인한 포르쉐”…계약금만 1억, ‘존더분쉬 하우스’ 가보니 [르포]

포르쉐코리아, 제니와 디자인한 ‘타이칸 4S’ 공개
특별 주문 제작 작업 ‘존더분쉬’, 착수금만 1억4000만원
1주일만에 3500명 방문, MZ 겨냥 셀럽 마케팅 활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존더분쉬 하우스’ 앞에는 블랙핑크의 제니와 함께 디자인한 국내 최초 존더분쉬 차량인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김채영 기자]
 
“바퀴 부분은 ‘마이센블루’ 컬러로, 머리 등받이에는 ‘구름’ 장식 추가”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직접 디자인한 포르쉐를 보기 위해 수천 명의 관람객이 압구정동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 12일 포르쉐코리아는 블랙핑크의 제니와 함께 디자인한 국내 최초 존더분쉬 차량인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을 공개했다. ‘존더분쉬(Sonderwunsch)’는 ‘특별 요청’이란 의미의 독일어로 포르쉐가 개인을 위해 차량을 특별 주문 제작하는 작업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진행됐다.  
 
지난 15일 방문한 포르쉐 ‘존더분쉬 하우스’ 앞에는 이른 오후에도 입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존더분쉬 하우스에는 제니가 직접 디자인한 차량을 구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차량을 맞춤형으로 디자인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존도 마련돼 있었다.
 
제니가 디자인한 차량은 지하 1층에 전시돼 있고, 포르쉐코리아 측에서 제공하는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마련됐다. 1층에선 존더분쉬 하우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체험 이벤트에 관한 관계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2층에는 존더분쉬의 역사와 고객들이 주문 제작에 요청할 수 있는 다양한 부품을 직접 구경해보고 다양한 포르쉐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10월 12일 오전 포르쉐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존더분쉬 하우스에서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디자인에 참여한 '포르쉐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다양한 존더분쉬 분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페인트 투 샘플’ 프로그램이다. 포르쉐가 선별한 170개의 색상 중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색상을 직접 해 주문할 수 있다. 170개 중 없는 색상도 ‘페인트 샘플 플러스 프로그램’을 통해 주문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존더분쉬 하우스 2층에는 주문 제작에 실제로 활용되는 다양한 색상들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꾸며졌고, 지하 1층에선 데스크탑으로 포르쉐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색을 입히고 옵션들을 취향에 맞게 추가해보며 마지막엔 차량 견적까지 확인해볼 수 있었다.  
 

“착수금만 1억4000만원”…‘제니 포르쉐’ 보러 3500명 다녀가

 
제니가 디자인한 차량은 지하 1층에 전시돼 있고, 포르쉐코리아 측에서 제공하는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마련됐다. [김채영 기자]
 
포르쉐코리아에 따르면 존더분쉬 프로그램은 주로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일반인도 10만 유로(약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착수금을 지불하면 존더분쉬의 3가지 종류 중 하나인 ‘팩토리 원-오프’를 통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제니가 디자인한 차량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타이칸 4S’ 모델의 국내 가격은 1억5450만원부터 시작한다.
 
포르쉐는 ▲테큅먼트,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 옵션, ▲에디션, ▲리미티드 시리즈, ▲존더분쉬 등 총 5단계의 맞춤형·개인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최상위 단계인 존더분쉬는 팩토리 커미션, 팩토리 리-커미션, 팩토리 원-오프(1대만 생산) 등 3단계로 나뉜다.
 
포르쉐 측에 따르면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은 ‘팩토리 원-오프’ 프로그램에 따라 제작된 차량이다. 팩토리 원-오프 프로그램은 차량 제작 전반에 고객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데, 실제로 제니가 직접 디자인한 ‘제니 루비 제인’ 구름 로고가 차량 곳곳에 들어갔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포르쉐 제니 에디션은 판매하지는 않고, 존더분쉬 프로그램 자체를 국내 최초로 알리기 위해 활용된 차량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만큼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블랙핑크 제니를 앞세워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르쉐코리아 측에 따르면 존더분쉬 하우스 방문객 수는 지난 18일 기준으로 3500여명이다.
 
존더분쉬 하우스 2층에는 주문 제작에 실제로 활용되는 다양한 색상들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김채영 기자]
관람객들이 포르쉐 컬러링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김채영 기자]
 

셀럽 자체로 홍보 효과 ‘쑥’…“브랜드 정체성에 들어맞아야”

 
자동차 업계 외에도 셀럽이 직접 제품을 디자인하거나 브랜드를 론칭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일례로 힙합 가수 박재범이 만든 ‘원소주’가 있다. 가수 박재범은 지난해 4월 ‘원스피리츠’ 주식회사를 설립해 대표 상품 ‘원소주’를 개발해 선보였다. ‘박재범 소주’로 입소문을 탄 원소주는 지난 2월 25일 첫 출시 후 6개월 만에 100만 병이 넘게 팔렸고, 지금까지도 오픈런과 품절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소비 ‘큰 손’으로 거듭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타깃으로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세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과)는 “셀럽들이 브랜드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거나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매출에 큰 영향을 줘 그 효과가 굉장히 무섭다”며 “세대와 타겟 고객이 계속 바뀌고 있어 새로운 고객층을 대표하는 매력적인 연예인들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들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최근 많은 브랜드가 글로벌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셀럽들을 앞세운 이벤트나 브랜드 론칭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셀럽을 통해 신선한 시도를 하는 것은 좋으나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브랜드 인식에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브랜드 정체성과 맞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퇴사-취업' 반복하면...실업급여 '최대 50%' 삭감

2치킨값이 금값...배달비 포함하면 1마리에 3만원

3"대화 의지 진실되지 않아"...의대생단체, 교육부 제안 거부

4부광약품 "콘테라파마, 파킨슨병 치료제 유럽 2상 실패"

5"불황인데 차는 무슨"...신차도, 중고차도 안 팔려

6큐라클 "떼아, 망막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반환 의사 통보"

7'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 논란에...정부, 하루 만에 발표 수정

8‘검은 반도체’ 김, 수출 1조원 시대…티맥스그룹, AI로 ‘품질 관리’

9이제 식당서 '소주 한잔' 주문한다...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

실시간 뉴스

1'퇴사-취업' 반복하면...실업급여 '최대 50%' 삭감

2치킨값이 금값...배달비 포함하면 1마리에 3만원

3"대화 의지 진실되지 않아"...의대생단체, 교육부 제안 거부

4부광약품 "콘테라파마, 파킨슨병 치료제 유럽 2상 실패"

5"불황인데 차는 무슨"...신차도, 중고차도 안 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