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반 타의반', 中 의존도 낮추는 계기 될까 [IRA가 불러온 산업 생태계 변화②]
북미 시장 진출 위해 ‘탈(脫)중국’ 불가피
배터리 핵심 원자재 리튬, 중국 의존도 여전히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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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의존형 수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19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받은 설문조사 답변을 종합한 결과를 보면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올해 3.4%, 2023년 4.9%로 예상된다며 전체 교역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성장률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최근 30년간 매년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세계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향후 2년간 경제성장률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에 대한 높은 산업 의존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리서치센터장 68.5%는 시진핑 3기 중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했고, 47.4%는 대중 수입의존도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품목에서는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인 리튬의 경우 수입의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배터리 핵심 원자재 공급망 분석: 리튬’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국의 리튬 수입 가운데 중국에서 수입한 비중이 64%라고 전했다. 지난해(59%)보다 5% 포인트, 2020년(47%)보다는 17%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중국산 리튬의 수입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중국에 의존하는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은 한국 배터리 생태계의 위협 요인”이라며 “리튬을 직접 채굴·제련하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중국발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 중국 의존도 낮추려 수입처 다변화
이 때문에 우리 기업들도 ‘수입선 다변화’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SK온은 최근 호주 기업 ‘글로벌 리튬’과 안정적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밖에 호주,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소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호주 흑연업체인 시라(Syrah Resources Limited)와 천연 흑연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또 캐나다 광물업체 3곳과 리튬·코발트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에 진출할 경우 최대한 보조금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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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선 이유 중 하나로는 소부장 지원으로 일본 의존도가 낮아진 성과 이면에 대중 의존도가 높아지는 그림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부장 핵심 전략기술을 선정해 지원한 결과 올해 상반기 소부장 제품의 일본 수입 비중은 15.4%를 기록했지만, 대중 의존도는 2012년 24.9%에서 올해 상반기 29.6%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단시간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등 편중된 교역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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