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중반대로 나타나면서 ‘어닝쇼크(실적악화)’에 빠졌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자사의 매출액은 10조 9828억원, 영업이익 1조6556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5%, 영업이익은 60.5% 감소했다.
 
회사 측은 이번 실적 부진에 대해 전 세계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D램과 낸드 제품 수요가 부진해 판매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또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1a)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개선했지만, 원가 절감 폭보다 가격 하락 폭이 커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이 예견된 일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매출액의 상당액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오는데, 반도체 산업 위축과 제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예상이었다. 상황이 비슷한 삼성전자도 실적 부진으로 매출액 기준 전 세계 반도체업체 순위를 대만 기업인 TSMC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SK하이닉스의 어닝쇼크가 더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는 이번 실적이 예상보다 나빴기 때문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매출액은 약 1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난해 3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11조8053억원, 영업이익은 4조1718억원이었다. 매출액은 비슷한 수준,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었는데, 막상 성적표를 열어보니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를 통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는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장 이런 위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는 10조원대 후반으로 예상되는데, 계획대로라면 내년 투자는 5조원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일정 기간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반도체 시장 불황에도 중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단기적으로 감소하겠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Hyperscaler)들이 이 분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업계 최초로 238단 4D 낸드를 개발했고 내년에 양산 규모를 확대하는 등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여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진정한 메모리 반도체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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