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지원 줄고 생활비 ↑…고령층 취업자 수 늘어
건강상태 개선 등도 영향
“비자발적 노동은 줄어야”
최근 고령층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생활비가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낮은 공적연금 수준, 자녀로부터 지원받는 사적이전 금액 감소 등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1일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고령층 고용률 상승요인 분석-노동공급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0∼2021년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는 266만8000명이 증가해 전체 취업자수 증가 규모인 324만명의 82%를 차지했다.
전체 고용률은 2010년 58.9%에서 2021년 60.5%로 소폭 상승했지만, 고령층 고용률은 같은 기간 36.2%에서 42.9%로 대폭 올랐다.
보고서는 낮은 임금수준으로 인해 고령층 일자리 질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노동 공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과 같은 노동 공급요인이 고령층 고용률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고연령 노동 공급이 늘어나게 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자녀로부터 받는 사적이전 금액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생활비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순소득대체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낮아 가계 형편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인당 생활비에서 공적연금의 비율은 2008년 62.9%에서 2020년 59.6%로 오히려 낮아졌다.
게다가 배우자가 취업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향후 비슷한 시기에 은퇴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건강 상태도 예전보다 개선되는 등 인구사회적 요인도 고령층 노동 공급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비근로소득이 없거나 낮은 저소득 고령층에서 고용률 상승 폭이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고령층의 고용률 상승이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 추세를 감안할 때 바람직하지만, 건강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일을 해야 하는 비자발적 노동은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강철 한국은행 과장은 “사회복지 지출을 확대하고 기초연금 수준을 증대해 비자발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저소득 고령층의 소득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퇴직 후 재고용 등을 통해 주된 일자리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축적된 인적자본의 효율적 활용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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