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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두퍼 1호점’ 국내 상륙…‘치킨 회사’가 ‘버거 시장’에 뛰어든 까닭

bhc그룹, 11월 1일 신논현역에 슈퍼두퍼 1호점 오픈
치킨 주소비층 10·20대, 소비자층 늘리고자 시장 진출
저가 브랜드도 우후죽순 생겨나…시장 포화 상태 우려

 
 
 
종합외식기업 bhc그룹은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인 ‘슈퍼두퍼(Super Duper)’ 글로벌 1호점을 11월 1일 공식 오픈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31일 밝혔다. [김채영 기자]
 
햄버거가 과거 ‘정크푸드’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날개를 달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모피를 만드는 회사부터 원양어업을 하는 회사까지 햄버거 사업에 진출하는 가운데, 최근엔 치킨 그룹까지 햄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간편식과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동시에 햄버거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버거 사업에 뛰어드는 외식업체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Super Duper)’다. 슈퍼두퍼를 국내에 들여온 곳은 bhc치킨 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인 종합외식기업 bhc그룹. bhc그룹은 11월1일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에 슈퍼두퍼 글로벌 1호점인 강남점을 오픈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8900원~1만3900원까지 다양…미국 가격보다 15~20% 저렴

 
슈퍼두퍼 강남점 1층 모습. [김채영 기자]
 
공식 오픈 전날인 31일 찾은 슈퍼두퍼 강남점은 오렌지 컬러의 다채로운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버거와 다이닝을 접목한 버거 다이닝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규모는 총 120석으로 복층 구조로 마련됐다. 매장 1층은 버거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가 오렌지 색상과 우드 소재로, 2층은 메탈 소재가 적용된 인테리어로 대비돼 꾸며졌다. 
 
bhc측에 따르면 이는 ‘하이퍼슬로우(Hyper-Slow)’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는 빠르게 움직이는 장소에서 여유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미식의 공간을 의미한다. IT·첨단 산업 도시인 샌프란시스코는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면서도 그 속에서 여유를 즐기는 현지인들의 감성을 느끼며 버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게 bhc 측 설명이다.
 
bhc그룹이 선보인 슈퍼두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로 미국 현지 고객 및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슈퍼두퍼 강남점’은 버거 7종과 사이드메뉴 4종을 비롯해 쉐이크, 스파클링, 커피 등 음료를 선보인다. 
 
국내 슈퍼두퍼 메뉴 가격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 가격보다 15~20%가량 저렴하다. 대표 메뉴인 ‘싱글 버거’는 8900원, 가장 비싼 버거는 ‘트러플 버거’로 1만3900원이다. bhc 관계자는 “메뉴별로 비교했을 때 싱글 버거 가격은 미국보다 18% 정도 저렴하고, 더블 버거는 10% 이상, 프라이는 15%, 쉐이크는 차이가 크게 나서 25% 정도 저렴하게 론칭됐다”고 밝혔다.  
 
‘슈퍼두퍼 강남점’은 버거 7종과 사이드메뉴 4종을 비롯해 쉐이크, 스파클링, 커피 등 음료를 선보인다. 사진은 ‘싱글 버거’의 모습. [김채영 기자]
 
이는 최근 버거업계 트렌드인 ‘프리미엄’을 지향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가격대라고 설명한다. bhc 관계자는 “기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보다는 가격대가 높지만 그만큼 맛과 질이 좋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될 것”이라며 “요즘 젊은 층들이 주말 이틀 동안 밥값으로 15만~20만원 정도를 지출한다고 들었는데 8900원부터 1만3900원 정도의 가격은 크게 비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최근 버거킹 버거 가격을 보니 9900원짜리 메뉴도 있어 수제버거가 비싸지고 있다기보단 햄버거라는 음식 자체의 가치와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치킨을 주력으로 하는 bhc가 버거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기존 bhc의 주 소비자층인 10·20대에서 더 나아가 고객 연령층을 넓히기 위해서다. bhc 관계자는 “bhc치킨의 주 소비자층이 10·20대인데 소비자층을 좀 더 넓히고 싶다는 생각에 슈퍼두퍼를 들여오게 됐다”며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햄버거가 하나의 고급 음식으로 인식돼 프리미엄 버거 열풍 트렌드가 불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bhc 그룹이 강남역에 슈퍼두퍼 1호점 매장을 낸 이유도 프리미엄 버거의 주 소비층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여성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bhc 관계자는 “새로운 외식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25~39세 여성 고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 강남역이라고 생각해 이곳에 1호점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버거 시장 ‘4조원’…‘프리미엄 버거’ 우려 목소리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화제를 모은 ‘굿 스터프 이터리(GSE)’가 5개월여 만에 철수 절차를 밟았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프리미엄 버거 열풍은 지난 2016년 SPC그룹이 미국 3대 햄버거 중 하나인 ‘쉐이크쉑’이 국내에 들어오며 시작됐다. 쉐이크쉑은 직영점으로 운영돼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출점 속도는 느리지만, 미국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을 선보이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영국 출신 유명 요리사인 ‘고든 램지’가 론칭한 수제버거 전문 레스토랑 ‘고든램지 버거’도 지난 1월 국내에 들어오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2년 미국 LA에 1호점을 론칭, 영국 런던에 2호점을 냈고 세 번째 진출국으로 한국을 선택해 화제가 됐다. 특히 매일 60개씩만 만들어지는 ‘1966버거’는 14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매일 전 수량 품절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든램지버거는 올해 하반기 안에 2호점과 3호점도 차례로 문을 열 계획이다.
 
다만 프리미엄 햄버거 시장에 대한 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3038억원에서 2020년 2조9636억원으로 28.6% 성장했고, 지난해엔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성장세를 보면 시장의 전망이 밝지만,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 ‘가성비’ 버거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란 의견도 나온다. 일례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화제를 모은 ‘굿 스터프 이터리(GSE)’가 5개월여 만에 철수 절차를 밟았다. 지난 5월 대우산업개발이 서울 강남에 국내에 1호점을 낸 지 5개월 만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규 버거 브랜드가 잇따라 론칭하며 햄버거 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시장을 이끌던 전통 업체들도 신메뉴를 출시하는 등의 전략으로 소비자를 다시 끌어모으려 하고 있고,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와 가성비 버거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시장 포화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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