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커스터마이징, 간편식 구독”…유통업계, ‘D2C’에 꽂히다
자사몰 열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서비스 제공
농심몰 ‘농꾸’ 서비스, 벨리곰 스토어, 간편식 구독까지
“소비자 접점 늘릴 수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 뒷받침돼야”
유통업계가 소비자 직접판매(D2C)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사몰을 만들어 유통 단계를 간소화해 비용 절감 효과를 높이고, 대형 이커머스에 대적할 수 있는 자체 유통 채널을 강화해 경쟁력을 키우겠단 전략이다.
컵라면에 인생 사진·문구 새긴다…굿즈 판매하는 전용몰도
업계에 따르면 식품·유통업계가 자체 쇼핑몰을 만들어 브랜드 굿즈와 자사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농심은 지난 8월 자사몰 ‘농심몰’을 열었다. 농심몰에서는 농심의 라면·스낵·음료·간편식 등을 구매할 수 있고, 몰 내에서 사전 예약을 통해 신제품을 일주일 빠르게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농심몰에서 진행 중인 ‘농꾸(농심 꾸미기)’ 서비스는 많은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농심몰에서는 ‘너구리 컵라면’과 ‘닭다리 스낵’ 등 제품을 구매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사진과 문구를 넣어주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농심몰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전용 상품들도 선보이며 자사몰만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몰은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만든 자사몰”이라며 “아직은 초기 단계라 농심몰을 안정화한 뒤 지역 기반으로 보다 타게팅된 마케팅 전략으로 쌍방향 소통에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벨리곰’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벨리곰 스토어’를 지난 2월 오픈했다. 벨리곰 스토어는 카페24 플랫폼 기반으로 구축한 D2C 자사몰로 벨리곰 의류부터 생활용품, 식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타 분야의 브랜드들과 협업해 만든 상품들도 여럿 선보이고 있다.
벨리곰은 120만 명의 SNS 팬덤을 보유한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로, 콘텐츠 누적 조회 수 3억 뷰를 돌파했다. 지난 4월 325만 명 이상이 방문한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공전시로 국내 초대형 캐릭터 전시 붐을 일으킨 이후 국내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전시, 팝업스토어 등을 진행해 왔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벨리곰은 초반에 기획할 때부터 롯데홈쇼핑이 개발한 캐릭터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올해 4월 공공전시를 하면서 처음 공개했었다”며 “브랜드를 내세우기보다는 캐릭터의 자체 경쟁력을 키워 소비자 접점을 키워나가기 위해 공식 사이트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구독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하림은 지난달 28일 ‘더미식밥’ 정기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백미밥, 메밀쌀밥, 귀리쌀밥, 현미밥 등 더미식 시리즈의 밥 종류와 양을 고르고 배송 시기도 정해 정기적으로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롯데제과는 제과업계 최초로 선보인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시작으로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아이스’, 빵 구독 서비스 ‘월간생빵’을 론칭했다. 최근엔 가정간편식 정기 구독 서비스인 ‘월간 밥상’도 출시하며 다양한 D2C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과자·아이스크림도 구독서비스…고객 충성도 깔려있어야
롯데제과는 제과업계 최초로 선보인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시작으로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아이스’, 빵 구독 서비스 ‘월간생빵’을 론칭했다. 최근엔 가정간편식 정기 구독 서비스인 ‘월간 밥상’도 출시하며 다양한 D2C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D2C 전략을 활용하는 이유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회사의 자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사몰 운영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함”이라며 “판매 자체도 중요하지만 D2C를 통해 소비자들이 기업의 소비재를 갖고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사몰이 중간 유통 채널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절감한 수수료로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기능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유통업체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자체 몰에서 제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며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 소비자 반응, 시장 트렌드를 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D2C 전략은 브랜드 인지도가 저변에 깔렸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략이란 의견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경영학과) 교수는 “D2C는 소비자와의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이는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에 한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소비자들은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브랜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거나 충성 고객층이 두껍지 않고서는 위험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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