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에도 ‘이재용 효과’…삼성전자, C랩 후속 성격 스타트업 육성 제도 신설
스케일업 커미티 올 하반기부터 운영…CSR 경영 반영된 듯
국내 대표 스타트업 프로그램 C랩의 후속 지원 사업 성격
사회적 책임 강화와 더불어 사업적 효과 기대도…“지원 지속”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지원·육성·협업 협의체격인 ‘스케일업 커미티(Scaleup Committee)’를 새롭게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트업계에선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투자 시장 둔화에 ‘단비’ 같은 소식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삼성이 이처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에 나선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특별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회장은 연일 사회공헌(CSR) 사업 강화를 대외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스타트업 지원·협업은 CSR 경영 강화와 동시에 신성장동력 마련 효과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스케일업 커미티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대표적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10년 넘게 유지하며 다양한 기업의 시장 안착을 도왔다. 다양한 삼성그룹사 중에서도 삼성전자가 스케일업 커미티 운영을 맡은 이유다. 오랜 시간 스타트업과 호흡해온 노하우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삼성그룹은 향후 삼성전자가 운영한 스케일업 커미티의 성과를 평가, 긍정적 요소가 많다면 해당 제도를 전사적으로 확대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삼성이 운영 중인 C랩이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스케일업 커미티는 시장 안착을 위한 제도의 성격을 지닌다. 스타트업이 삼성의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아웃사이드 졸업 기업 대상…생태계 활성화 지원
삼성전자는 특히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107개의 기업을 직접 육성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노하우를 쌓았다.
삼성전자는 다만 스타트업의 사업이 아웃사이드 코칭 프로그램 이수 후 1~2년 뒤에야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봤다. 코칭 후 ‘홀로서기’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사업 규모 확대도 이 시점에 이뤄졌다. 아웃사이드 코칭 프로그램을 거쳤음에도 삼성전자와 즉각적인 사업적 협업이 이뤄지기 힘든 이유다.
스케일업 커미티는 이 같은 기간을 단축하고 보다 자사 사업과의 협업 지점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직접 참여, 발달 단계에서 발굴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아웃사이드를 졸업 기업을 위주로 제도가 마련됐으나, 인사이드·스핀오프 등을 거친 스타트업 역시 스케일업 커미티 제도의 대상이 된다.
C랩으로 발굴한 기업과 상생 선순환 구축
스케일업 커미티가 C랩의 후속 프로그램 성격을 띠는 만큼 이런 혹한기를 함께 보내겠다는 이 회장의 경영 취지도 읽힌다. 이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하고 있는 CSR 경영과 이번 스타트업 제도 신설이 맞닿아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 8일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한 자리에서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이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CSR 프로그램을 전면 재정비하기도 했다. ▶청소년교육 ▶상생협력을 주요 사업 방향으로 삼았다. 스케일업 커미티는 C랩과 함께 상생협력 사업 성격을 지닌다.
스케일업 커미티는 단순한 CSR의 성격만을 지니지 않는다. 사업적 효과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케일업 커미티 참여 기업은 삼성전자와 호흡을 맞춰 성장한 터라 상호 간 사업적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스케일업 커미티를 통해 양사의 ▶후속 투자 ▶후속 협력 사업 ▶인수합병 등이 비교적 손쉽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케일업 커미티가 운영을 시작한 기간이 짧아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한 다양한 제도의 범위와 규모는 그간 줄어든 적 없다”고 설명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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