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태양광'…한화, 최대 실적에 투자도 늘린다
첨단소재 지분 일부 매각해 태양광에 5000억 투자
한화가 태양광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방산‧금융‧서비스 사업 등 대표 사업을 단순화하면서 태양광 등 잠재력이 크고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는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은 다음 달 분사 예정인 한화첨단소재와 에이치에이엠홀딩스 지분 각각 47.24%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크레딧에 총 68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분 매각 대금 가운데 구주 매각을 통해 조달할 5000억원은 미국 태양광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 9월, 한화솔루션은 임시이사회를 열어 백화점을 운영하는 갤러리아 부문과 첨단소재 부문 일부 사업 분할을 결정했다. 자동차 경량 소재와 태양광 소재 사업을 하는 첨단소재 부문을 물적분할 한 뒤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태양광 사업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미국의 IRA 통과로 성장이 기대되는 미국 태양광 제조 시설 확대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했었다.
IRA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보조금 정책이다.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가장 많이 알려졌는데, 결국 미국에 제조 시설을 보유한 회사에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IRA 시행으로 태양광 사업을 하는 우리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나온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미중 태양광 통상분쟁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 : 통상적이지 않은 통상 Part 2’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중국산 태양광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쿼터(수량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장(新疆) 지역 제조품과 부품을 사용한 제품 수입을 포괄적으로 금지했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의 태양광 관련 품목 수입 비중에서 중국산은 줄고 한국산과 동남아시아산이 증가하는 효과가 났다. 미국의 한국산 태양광 셀 수입 비중은 2011년 기준 1.9%에서 2021년 47.8%로 늘었다.
美 IRA 기회 만난 한화, 태양광 사업 집중
국내에서는 한화솔루션케미칼 부문에서 GS에너지와 손잡고 태양광 모듈용 시트의 핵심 소재인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를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설립한다. 양사가 5900억원을 투자해 에이치앤지케미칼(H&G Chemical)을 설립하고 2025년 9월부터 연산 30만톤(t)을 목표로 EVA를 생산할 계획이다.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3657억원, 영업이익은 34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30.4%, 95.3%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실적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1년 전보다 매출이 61% 증가한 1조33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7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3127억원, 영업이익은 198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모듈용 소재(EVA 시트) 판매가 늘고, 자동차 부품 소재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한화의 태양광 사업 확대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 대금은 향후 미국 태양광 공장 신‧증설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고수익 사업 투자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첨단소재는 신주 발행을 통해 18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향후 친환경차 수요 증대에 따라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경량복합 소재 사업과 태양광 필름 소재 사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검은 반도체’ 김 수출 역대 최고기록 달성…10억달러 수출 청신호
2이복현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합리적"
3롯데, 해외 부실면세점 철수 검토…케미칼, 자산매각 추진
411월 기록적 폭설에 車사고 60% 급증…보험료 인상 조짐
5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4년만에 승인…통합 LCC도 출범
6이재명 “‘국장’ 떠나는 현실...PER 개선하면 ‘코스피 4000’ 무난”
7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2년 만 수장 교체…신임 대표는 아직
8상법 개정 되지 않는다면 “국장 탈출·내수 침체 악순환 반복될 것”
9열매컴퍼니, 미술품 최초 투자계약증권 합산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