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속도 ‘제동’…이창용 “최종 금리 3.5~3.75%”(종합)
11월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0.25%p 인상
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인상 결정, 금통위원 만장일치”…“최종 기준금리 3.50~3.75% 수준”
12월 임시 금통위 결정은 ‘금융시장 충격’ 전제 달아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 더 벌어질 수 있어 부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다만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최종 금리는 3.50~3.75%로 제시했다. 이번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은 국내 시장 안정을 위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여전히 빠른 탓에 한미 금리 차는 갈수록 더 확대될 전망이다.
사상 첫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 달러화가 상당폭 약세를 나타냈고 주요국의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했다”면서 “국내는 높은 물가 수준이 지속하고, 레고랜드 사태 이후 크게 높아진 신용 경계감과 금융기관의 연말 자금수요 등으로 인해 기업어음(CP)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제약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올라 9월의 5.6%에 비해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원·달러 평균환율은 2022년 9월 1391.59원에서 10월 1426.66원으로 올랐다.
다만 한은은 10월 빅스텝과 이번 금리 인상으로 향후 물가상승률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면,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였던 5.2% 및 3.7%보다 소폭 하회하는 5.1% 및 3.6%로 나타났다.
금통위원 7명 중 5명, 최종 금리 3.5~3.57% 제시
다만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따라 한은의 최종금리도 변할 수 있다는 입장도 설명했다. 그는 “시기를 못 박기는 어렵고 최종금리 도달 시기조차도 미국 금리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설명대로 금통위가 열리지 않는 12월에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한미 금리 차가 더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 연준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단행할 경우 한국과의 금리 차는 무려 1.50%포인트로 벌어진다. 미 연준은 지난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75∼4.00%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이유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르고 수입물 상승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다시 6%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물가 안정을 위해 12월 임시 금통위를 열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이 총재는 “미국 금리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나 코로나19 정책, 엔화 등도 우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며 “한미 금리 차는 환율 영향 가운데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 연준이 12월에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면 금융시장에 많은 충격이 있을 것이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임시 금통위를 열면 해외에서 한국에 위기가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고, 국내 시장의 영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임시 금통위가 열릴)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 “내년 상반기에도 금리 인상 이어질 것”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한은 기준금리가 3.75%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과 내년 1분기에도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1월 13일, 2월 23일, 4월 13일, 5월 25일 등 내년 상반기 중에 네 번 열릴 예정이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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