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종합 개발사’…플랫폼·장르 다변화 도전 [변화의 기로에 선 넷마블①]
경쟁사 모바일 시장 진출로 영향력 축소
PC·콘솔·블록체인 등 새 먹거리 확보 나서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로 이름을 날렸던 넷마블이 최근 변화의 기로에 선 모습이다. 이제는 모바일게임을 출시 안하는 게임사를 찾기 어려울 만큼, 모바일 시장이 포화되면서 넷마블 역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넷마블도 기존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에서 벗어나 플랫폼과 장르 다변화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다. 경쟁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PC 온라인게임을 함께 서비스하는 것과 달리 모바일게임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다. 과거에는 넷마블도 PC 온라인게임을 함께 서비스했으나, 2012년을 기점으로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막 성장하던 시기였다.
한계점 봉착한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 타이틀
해당 기간 동안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 장기 흥행 모바일게임도 여럿 배출했다. 모두의 마블과 세븐나이츠는 각각 2013년과 2014년 출시된 모바일게임이다. 모바일게임은 PC 온라인게임과 달리 장기간 흥행하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로 모바일시장 초창기에 인기를 끌었던 대다수 캐주얼 게임들은 RPG 장르에 밀려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이런 상황에서도 모두의 마블과 세븐나이츠는 몇년 간 매출 10위권을 계속 유지했다. 이는 모바일 시장에서 굉장히 드문 경우다. 넷마블이 해당 게임들의 업데이트와 유저 이탈을 철저히 관리해왔다는 이야기다.
이후 넷마블은 안정적인 매출원을 기반으로 2016년 12월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하며 다시 한번 모바일시장에 충격을 줬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직후 동시접속자수·매출 등 그간의 기록들을 모두 갈아치우며, 넷마블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넷마블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넥슨과 엔씨 등 경쟁사들이 본격적으로 모바일시장에 뛰어들며 국내 모바일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엔씨는 2017년 6월 모바일게임 ‘리니지M’을 출시하며 단숨에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리니지2M’, ‘리니지W’ 등 리니지 시리즈를 출시하며 국내 모바일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넷마블 매출의 상당부분은 해외에서 나온다. 넷마블의 지난 3분기 해외 매출은 5794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83%를 차지한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 48% ▶한국 17% ▶유럽 13% ▶동남아 9% ▶일본 7% ▶기타 6%다.
문제는 최근 출시한 신작들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으면서,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부터 적자를 기록 중이다. 적자 폭도 1분기 119억원, 2분기 347억원, 3분기 380억원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출시한 게임들의 성과가 시장 기대치에 상당 부분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내부 전략을 재정비하고 신규 프로젝트도 재점검해, 국내외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신작을 선보여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장르 다변화로 돌파구 마련
이런 상황에서 넷마블은 최근 PC·콘솔·블록체인 게임 등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먼저 넷마블은 글로벌 유통망인 스팀을 활용해 PC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작품은 ‘오버프라임’과 ‘하이프스쿼드’다.
넷마블은 콘솔 시장도 넘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2020년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첫 콘솔 게임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를 글로벌 닌텐도 스위치 eShop에 정식 출시한바 있다. 아울러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개발중인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도 콘솔 플랫폼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게임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블록체인 기반 대전 격투 게임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THE KING OF FIGHTERS ARENA)’를 정식 출시했다. 넷마블은 ‘모두의마블:메타월드’도 준비 중이다. 모두의마블:메타월드는 전세계 2억명이 즐긴 ‘모두의마블’ 후속작이다. 전작의 전략적인 보드 게임성은 계승하면서, 실제 도시 기반의 메타월드에서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올리고 NFT화된 부동산을 거래하는 투자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과거 모바일게임 전문회사로의 발빠른 전환 등 사업 방향을 빠르게 정함에 있어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블록체인이나 PC·콘솔 장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자체 인기 IP가 경쟁사 대비 부족한 점은 여전히 약점으로 지목된다.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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