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 기업 86% “순환경제 목표달성 부담”
대한상의 ‘기업의 순환경제 추진현황과 정책과제’를 조사
양질의 폐자원 확보 어려움 토로
국내 제조기업 10곳 가운데 8곳은 정부가 추진하는 ‘순환경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순환경제 추진현황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부담을 느낀다는 답변이 86.2%(응답기업 기준)였다고 1일 밝혔다. ‘부담없음’이라고 답한 곳은 13.8% 수준이었다.
순환경제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등을 통해 자원의 이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친환경 경제모델을 말한다. UN 지속가능발전목표, 세계경제포럼 등에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폐기물 재활용률 90% 이상’을 목표로 수립하고 ‘탈플라스틱’(’50년),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30년 30%), ‘생활폐기물 직매립 제로화’(’27년) 등을 세부 목표로 설정했다.
기업들은 “순환경제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보다 정책 목표가 앞서고 있다”며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탈플라스틱, 플라스틱 열분해 처리비중 확대 등과 같은 세부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기존의 원료·공정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순환경제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기업은 많은 편으로 조사됐다. ‘환경보호를 위해 기업 동참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과반(51.0%)이었다. ‘신사업 및 경쟁력 강화 기회’라는 응답(8.9%) 있었다. ‘정부와 시민의 역할이 기업보다 우선돼야 한다’(20.7%)는 응답과 ‘과도한 규제가 포함돼 기업활동이 저해될까 우려된다’(19.4%)는 부정적인 응답은 40.1%였다.
응답기업의 93.4%는 순환경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폐기물 감량, 재활용 체계 마련 등 ‘사업장 관리’가 67.5%로 가장 많았고, 제품 수명 연장, 중고부품 재생 등 ‘재사용’(24.3%), 폐자원 ‘재활용’(16.4%), 대체소재 사용 등 ‘친환경제품 개발’(15.4%), ‘제품 공유 및 서비스’(2.4%) 순으로 조사됐다.
애로사항으로는 ‘양질의 폐자원 확보 어려움’(29.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재활용‧대체 소재‧기술 부족’(27.0%), ‘재활용 기준 미비’(17.1%), ‘불합리한 규제‧제도’(14.8%), ‘재활용 제품 판매‧수요처 부족’(7.2%), ‘인센티브 부족’(4.3%)이 뒤를 이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10년 내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재활용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하기 위해서는 규제 합리화와 기술개발, 폐자원 확보 인프라가 시급하다”며 “기업들이 정부의 순환경제 정책에 동참 의지가높지만, 목표달성에 부담을 느끼는 만큼 순환경제 사업에 대한 환경성과를 측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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