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에도 ‘잔망루피’ 보러 왔다”…연말맞이 ‘캐릭터 전쟁’ 승자는?
롯데백화점, 15~25일까지 ‘잔망루피’ 팝업 운영
신세계백화점은 ‘푸빌라’ NFT 팝업 선보여
뛰어난 집객 효과·소비자 끌어오는 전략
“잔망루피 팝업스토어, 현재 대기팀 57팀입니다”
15일 오후에 찾은 잠실 롯데월드몰 1층은 ‘잔망루피’를 구경하기 위한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점심시간이 지난 목요일 오후였음에도 팝업스토어 앞에는 대기 줄이 굽이굽이 길게 이어져 주말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연말을 맞아 유통업계가 치열한 ‘캐릭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캐릭터 사업의 주요 소비층이 아이들이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캐릭터 굿즈 ‘큰 손’으로 거듭나면서 너도나도 캐릭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잔망루피부터 벨리곰·러버덕까지…평일에도 60여팀 대기
캐릭터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그룹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서 ‘잔망루피’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인형부터 문규류, 모바일 액세서리 등 다양한 크리스마스 한정판 굿즈들을 볼 수 있다. 약 165㎡(50평) 규모의 포토존도 설치돼 크리스마스 인증샷 장소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잔망루피는 일명 ‘초통령’이라고 불리는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해-삐(Happy)’ ‘루다닥(루피+후다닥)’ 등의 유행어로 MZ세대에게 인기가 많다. 실제로 잔망루피 굿즈 구매 고객의 90%가 18~33세일 정도로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탄탄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인증샷 문화에 익숙한 MZ세대가 이번 팝업의 주요 고객인 만큼 약 90여평의 팝업 공간 중 절반을 대형 포토존으로 조성했다”며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잔망루피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꾸미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방문한 잔망루피 팝업스토어는 성인 관람객들로 꽉 차 있었다. 잔망루피 굿즈를 양손 가득 구매해 들고 가는 중년 여성도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잔망루피 팝업스토어는 이날 오픈 전부터 200~300명 정도의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는 등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은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다이어리 에세이 ‘돈 워리, 비 벨리’ 출간 기념 팬 사인회도 열었다. 벨리곰 다이어리 에세이는 ‘일상 속에 웃음을 주는 곰’이라는 벨리곰 세계관에 맞춰 매일 쓰는 다이어리를 통해 일상에서 행복을 주자는 취지에서 제작됐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벨리곰’은 120만 명의 SNS 팬덤을 보유한 인기 캐릭터로, 콘텐츠 누적 조회 수 3억 뷰를 돌파했다. 지난 4월 325만 명 이상이 방문한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공전시로 국내 초대형 캐릭터 전시 붐을 일으킨 이후 국내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전시, 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해 왔다.
롯데물산은 지난 2014년부터 ‘러버덕’ 캐릭터를 활용한 공공전시 및 이벤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석촌호수에 처음 설치됐을 당시 한 달 동안 5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올해 9월에는 8년 만에 재설치돼 수백만명의 관람객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캐릭터로 소비자 끌어온다…온·오프라인 융합 마케팅 전개
신세계백화점은 연말을 맞아 타임스퀘어점에서 오는 22~31일 푸빌라 캐릭터 대체불가토큰(NFT)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푸빌라는 하얀 곰을 닮은 솜뭉치 캐릭터로, SNS에서 1만여건 이상 게시될 정도로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팝업스토어에는 17m 크기의 대형 푸빌라 조형물도 설치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9년 자체 캐릭터 ‘흰디’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4월과 7월 전국 16개 백화점 지점과 아웃렛 8개점에 ‘월리’를 등장시켰다. ‘월리를 찾아라’를 테마로 백화점 내부를 꾸미고, 백화점 중앙에 13m 높이의 월리와 백화점 곳곳에 캐릭터 조형물 100여개를 설치했다.
유통업계가 캐릭터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 집객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온라인으로 옮겨갔던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데 캐릭터만한 것이 없단 분석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연말을 맞이해 유통업계가 각 사의 대표 캐릭터와 인기 캐릭터를 앞세워 굿즈를 판매하고, 야외 공간을 활용한 이벤트 및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장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이 ‘캐릭터’를 활용한 팬덤 강화라고 보고 있어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차별화 마케팅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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