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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여 만에 최저’ 내년 민영아파트 분양 25만여가구

2023년 민영아파트 계획물량, 올해 대비 38% ↓
미확정 물량은 5만가구 이상, 공급 불확실성↑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내년 전국에서 25만여가구의 민영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 민영아파트 공급량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부동산R114가 연합뉴스와 공동으로 2023년 민영아파트(민간분양+민간임대)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국 303개 사업장에서 총 25만8003가구가 분양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민영아파트 분양가구수는 계획물량 기준으로 2014년(20만5327가구) 이후 가장 적고, 올해(41만6142가구)와 비교하면 38% 감소한 수준이다. 월, 반기 등 시점과 지역을 확정하지 않은 5만여 가구는 계획물량에서 제외했는데, 이를 포함하더라도 최근 2년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적은 물량이다. 
 
부동산R114는 경기 둔화와 미분양 우려로 분양물량을 축소 계획하거나 아직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상당수기 때문에 내년에는 민간의 주택공급이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시장은 계획물량(41만6142가구)의 73%인 30만4142가구(예정물량 포함)만 실적으로 이어졌고 일부는 2023년으로 이월했다. 수도권에서는 계획물량(20만2016가구)의 68%인 13만8826가구가 공급된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모두 계획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서울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은 2만7048가구로, 연초 계획물량(4만8589가구) 대비 55% 수준에 그쳤다. 지방은 계획물량(21만4126가구)보다 4만8810가구 적은 16만5316가구로 조사됐다. 부산·광주·대구 등 광역시에서 실적이 저조한 반면 전남·강원·전북 등은 계획보다 많은 물량을 쏟아냈다. 
 

올해 분양계획 중 31%, 내년으로 이월

 
올해 초 분양 조사한 계획물량(41만6142가구) 중 31%에 해당하는 13만1756가구를 2023년으로 이월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은 6만1106가구(46%), 지방은 7만650가구(54%)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재건축’ 2678가구, 경기 광명시 ‘광명5R구역’ 2878가구, 성남시 ‘성남중1구역’ 1972가구 등은 2023년에 공급할 전망이다. 다만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동산R114는 분석했다.
 
올해 민영아파트 월별 분양물량을 살펴보면 12월(4만5361가구)에 가장 물량이 많았으며 10월(3만2672가구), 11월(3만2163가구) 순으로 4분기에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면서 분양물량이 가장 많았다. 2023년은 3월(3만4392가구), 2월(2만5620가구)에 전체물량의 약 28%를 계획하고 있다. 9월은 보통 가을 성수기로 꼽히지만 추석이 끼어 있어 예정물량이 7257가구로 많지 않다. 분기별로는 ▶1분기 8만2001가구 ▶2분기 5만5577가구 ▶3분기 3만9270가구 ▶4분기 3만6747가구 ▶시점 미정 4만440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내년 권역별 분양 예정물량은 수도권 11만6682가구(45.2%), 지방 14만1321가구(54.8%)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7만521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2만7781가구 ▶인천 1만8380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2만7661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예정 물량이 몰려있다. ▶대구 1만5435가구 ▶경남 1만4656가구 ▶충남 1만4442가구 ▶광주 1만2937가구 ▶충북 1만2771가구 ▶대전 1만686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 대기수요가 적은 데다 미분양이 적체되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상당수의 사업지에서 공급 시기를 조정할 것이라고 부동산R114는 예상했다.
 
내년 분양계획 물량은 유형별로 자체사업(도급 포함)을 통한 분양물량이 총 10만9532가구(42%)이고,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비율은 전체 분양예정 물량의 약 48%(12만5065가구)를 차지한다.    

 
정비사업 물량으로는 서울에서는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 3069가구, ‘휘경자이디센시아(휘경3구역)’ 1806가구, 은평구 ‘대조1구역’ 2083가구 등이 있다. 경기 지역에선 광명시 ‘광명1R구역’ 3585가구, ‘베르몬트로광명’ 3344가구, 안양시 ‘안양뉴타운맨션삼호’ 2723가구, 파주 운정 1556가구, 인천 검단 5971가구, 용현학익 도시개발 ‘시티오씨엘6단지’ 1734가구, ‘시티오씨엘7단지’ 1478가구 등이 예정돼 있다. 지방에선 부산 남구 ‘대연3구역’ 4488가구, 남구 ‘우암1구역’ 2205가구, 광주 북구 ‘운암3구역’ 3214가구 등이 공급 계획 중이다. 
 

내년 분양시장, 금리 인상과 가격 하락에 양극화 심화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2023년 계획 물량은 7만5106가구로 2022년 계획(11만337가구)에 비해 68% 수준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별로 현대건설이 2만1126가구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GS건설 2만1000가구 ▶포스코건설 1만3453가구 ▶삼성물산 9971가구 ▶DL이앤씨 9556가구 순이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페를라(삼성물산)’ 1097가구,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 10,11단지(GS건설) 1490가구, 부산 동래구 ‘사직1-6지구(현대건설)’ 1090가구 등이 있다.
 
올해 분양시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한 해였다. 고금리, 고분양가,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감이 맞물리면서 청약시장에서 이탈하는 수요자가 늘었다. 미분양 위험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청약 당첨자에 대한 기존주택 처분기한 연장, 중도금 대출 보증확대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책을 발표했다.  

 
최태순 부동산R114 빅데이터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규제 완화에 따라 알짜입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에 대해 청약 수요자들에 관심이 늘어날 수 있다”며 “수요자들이 선별청약에 나서면서 입지 열위 및 공급과잉 지역은 미분양 적체 우려도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내년 분양시장은 분양가·규모·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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