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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솔루션에 1.7조 투자한 LG이노텍…애플 편중 심화될까

애플 차세대 카메라모듈 개발 위한 투자
전장·기판 투자 재원에 악영향 가능성

 
 
LG이노텍 직원이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이노텍]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사업부에 대한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자칫 애플에 편중된 매출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과 기판에 투입되는 재원 감소로 이어져 애플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의 신모델 및 신사업 생산능력(CAPA·케파) 확보를 위해 1조6563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이 애플의 차기 스마트폰에 탑재 가능성이 높은 폴디드 카메라를 비롯한 차세대 카메라모듈 개발을 위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투자는 주로 신형 아이폰에 들어갈 폴디드줌 카메라 생산을 위한 것"이라며 "광학솔루션 기술 리더십을 다지고 주요 고객사에서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광학솔루션 사업에 조 단위 투자가 이뤄지면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과 기판 등에 투입될 재원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에 LG이노텍이 밝힌 1조6563억원은 회사가 사용할 수 있는 자기자본의 50%에 해당하는 수치다. LG이노텍이 전장과 기판 분야 후발주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재원 감소 가능성은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실제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올해 처음 진출을 선언한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오는 2024년까지 FC-BGA 사업에 413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기가 최근 1년 간 FC-BGA에 투자한 1조9000억원의 20%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 LG이노텍]

전장·기판 비중 확대 절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과 기판 등에도 투자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애플에 편중된 현재의 매출 구조를 해소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장과 기판의 경쟁력 확보가 늦어지면서 광학솔루션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기준 68%였던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2020년 71%, 2021년 77.1%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비중이 79.2%까지 치솟았다. 이 중 대부분이 아이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는 80%에 육박하는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전장은 14.2%에서 9.3%로, 기판은 13.2%에서 10.5%로 축소됐다.  
 
여기에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매출 구조가 LG이노텍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4900만대로 전년(2021년 13억3400만대) 보다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사업부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전장과 기판 등 여타 사업의 비중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사업들이 역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편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성 확보 차원에서 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성장을 바탕으로 전장, 기판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모바일 시장 침체에 따른 카메라모듈 매출 감소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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