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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신임 기업은행장 취임…‘내부출신’ 저력 발휘할까

“중소기업 위기극복 최우선 과제”
노조 위원장 “직원 꿈 이뤄져”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 로비에 위치한 ‘명예의전당’ 화면에 김성태 신임 행장을 환영하는 문구가 띄워져 있다. [김윤주 기자]
“한국 금융의 등대가 되겠습니다.”
 
김성태 신임 기업은행장이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금융의 온기가 필요한 모두를 환하게 비추고 위기의 중소기업을 기회의 항로로 안내하고 금융산업에 미래 혁신의 지향점을 밝혀주는 IBK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기은맨’ 김성태…직원 환대 속 취임식

이날 김 행장은 전임자인 윤종원 행장을 이을 신임 행장 자리에 올랐다. 윤 전 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기업은행장 자리에 외부 출신, 낙하산 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3년 만에 내부출신 인사를 발탁하면서 해당 논란을 불식했다.
 
1962년생인 김 행장은 기업은행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정통 ‘기은맨’이자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김 행장은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미래기획실장·경영전략그룹장·IBK캐피탈 대표이사 등 주요 직책을 맡았다. 김 행장은 이날부터 3년간 기업은행을 이끌게 된다.
 
이날 김 행장은 임직원들의 큰 환호를 얻으며 취임 단상에 올랐다. 앞서 2020년 윤 전 행장이 기업은행장으로 임명 됐을 당시,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앞서 노조의 ‘행장 선임 관련 기업은행 직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응답 조합원의 74%가 ‘내부 출신’ 행장을 원하던 상황이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여러분들 표정이 마스크 밖으로 봤는데도 너무 밝아서 기쁜 마음”이라면서 “1만4000명 임직원의 염원이었던 내부행장이 선임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약 3개월간 행장 선임 투쟁을 전개했다”면서 “관치 금융 그리고 낙하산 행장 저지와 직원들이 원하는, 직원들을 위해 줄 수 있는 은행장을 맞이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조합은 김성태 신임 은행장님의 성공한 은행장이 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며 “취임식 전에 신임 은행장님과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는데,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기업은행의 정체성을 지켜 기업은행을 번영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신임 은행장 취임식’에서 김성태 은행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김 행장 “중소기업 위기극복 최우선 과제”

김 행장이 취임 첫 날 강조한 것은 ‘중소기업 위기극복’이다. 최근 한국 경제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 취약차주가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위기 상황을 극복할 묘수를 내놓는 것이 김 행장의 과제다.
 
우선 김 행장은 “무엇보다도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의 위기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직면한 복합위기로 고통받는 소기업, 소상공인 등 취약기업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중소기업을 통한 한국경제의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소홀함이 없도록 정부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호흡을 함께 하겠다”고 했다.
 
김 행장은 기업과 개인금융, 대출과 투자의 균형성장에 힘쓰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글로벌 사업의 수익기반도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또한 그는 철저한 내부통제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김 행장은 “내부적으로는 사업부문별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자체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전체적인 성장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부실이 우려되는 취약고객군을 적시에 선별해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등 선제적인 신용위험 관리로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행장은 출입기자와 상견례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그는 “취약기업 중에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등이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가 우리 경제의 화두”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 기업은행은 최대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취임식을 마친 뒤 첫 공식일정으로 혁신기업과 지점을 방문하는 ‘현장 경영’ 바로 나선다. 김 행장을 이날 오후 ‘IBK창공(創工) 마포’, 거래기업 동보, 남동공단 지점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IBK창공은 혁신창업기업에게 투융자, 멘토링, 사무공간 등을 제공하는 기업은행의 창업육성플랫폼이다. 마포·구로·부산·대전 등 4개 센터와 예비창업자를 지원하는 2개 캠프를 운영 중으로, 지난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538개 기업을 육성했다.
 
아울러 김 행장은 “오후에는 직원과 고객의 소리를 듣기 위해 (이동할 예정)”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남동공단, 안산시 등이 중소기업 경제의 상당히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이라서 우선적으로 그곳에 가서 얘기도 듣고 현장 동향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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