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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보는데”…‘국민 메신저’ 카카오 먹통 보상, 외설 논란

이모티콘 ‘외설적’ 논란…“아이들 사용 우려”
‘국민 보상’인데, 해외 사용자 이용 불가
이참에 영업?…자동결제·고객 유입 도마 위

카카오가 무료 서비스 보상으로 지급한 이모티콘이 외설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견해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외설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올라온 카카오톡 화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무슨 동아리도 아니고….”

100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플랫폼 기업 ‘카카오’를 두고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의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규모에 비해 사업 운영 방식은 물론 의사결정까지 ‘주먹구구’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 심지어 카카오 전·현직 직원 사이에서도 ‘체계가 없다’는 자평이 나오기도 한다.

카카오 안팎에서 지적되고 있는 허술한 조직 운영이 최근 부실한 서비스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서비스 먹통’ 발생부터 최근 지급을 시작한 ‘보상’까지 숱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논란의 근본적 원인이 안일한 조직 문화에서 찾는 카카오 내부 관계자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서비스 장애에 대한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전 국민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보상안 마련 취지와 달리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보상으로 지급한 이모티콘도 외설적이라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회사 운영에 체계가 없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고객 신뢰도를 잃을 수 있는 위기가 벌어졌음에도 특유의 안일한 운영으로 사건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보상 페이지 하루 전 노출…적절성 지적도

카카오는 지난 5일부터 ‘전 국민 마음 패키지’를 지급하고 있다. 이는 2022년 10월 15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의 대다수 서비스가 ‘접속 불가’ 등의 장애를 나타난 데 따른 보상이다.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가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진 127시간 33분이 필요했다. 정부 조사 결과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 조치 미흡으로 인해 서비스 복구 시간이 길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설을 활용하고 있던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 조치’를 적용해 왔던 터라 12시간 만에 서비스 장애를 해결했다.

카카오는 사고 후 ‘1015 피해지원 협의체(이하 협의체)’ 구성하고 무료 서비스도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협의체는 지난해 12월 29일 ‘서비스 장애 피해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5일부터 보상이 지급된다고 했다. 그러나 보상 페이지 주소가 4일 외부에 노출되면서 일부 이용자가 ‘선착순 쿠폰’을 미리 내려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노출 약 2시간 만에 해당 페이지 접속을 차단했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 보상안 지급 시작 일정인 5일보다 하루 먼저 노출된 ‘카카오 전국민 마음 패키지’ 페이지 화면(왼쪽)과 접속이 차단되며 나타난 안내 문구. [사진 독자]

보상은 5일 오전 9시부터 본격적으로 지급이 이뤄졌다. 협의체가 무료 서비스 보상으로 마련한 이모티콘 3종(영구 사용 1종·90일 사용 2종)을 내려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협의체 논의 사항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유료 구독형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 선착순 300만명 지급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2000원·3000원 감사 쿠폰 2종도 마련했다. 해당 보상에는 ‘전 국민 마음 패키지’란 이름이 붙었지만 해외 전화번호를 통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이들은 보상이 지급되지 않는다.

카카오가 보상 중 핵심으로 삼은 이모티콘 3종(영구 사용 1종·90일 사용 2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영구 사용으로 지급한 이모티콘이 문제가 됐다.

영구 사용 이모티콘 ‘춘식이는 프렌즈2’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춘식이’가 활용된 24개로 구성된다. 이 중 한 이모티콘이 매우 외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 대표 캐릭터 프로도·춘식이가 등장하는 해당 이모티콘을 ‘선정적이다’고 보는 이가 적지 않다.

실제로 다양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아이들이 볼까 우려된다’, ‘사과의 의미를 담은 이모티콘인데 왜 이런 행위가 연상되게 표현한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이모티콘은 6일 저녁 기준 약 1200만명이 내려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무료 서비스 보상을 그간 다양한 자리에서 강조해 왔던 터라 ‘적절성’ 역시 지적 사안으로 떠올랐다. 서울의 한 게임개발 스타트업 직원(34)은 “따로 업무용 메신저를 운영하기 어려워 협력사와의 주요 업무를 카카오톡으로 처리하는데, 먹통 사태 때 업무가 마비되는 불편함을 겪었다”며 “무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을 강조했던만큼 기대가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겨우 이모티콘이라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가 지난 10월 19일부터 11월 6일까지 총 19일간 진행한 서비스 장애 피해 사례 접수에도 글을 올렸으나 별다른 응답은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카카오가 “마음을 담았다”며 스스로 내놓은 카카오메이커스 쿠폰과 톡서랍 플러스는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메이커스 쿠폰은 해당 페이지 접속 후 실제 구매가 이뤄져야 사용이 가능하다. 또 톡서랍 서비스는 무료 서비스 이용 후 자동으로 정기 결제로 넘어간다. IT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의 경우 자동 결제 해지 안내를 받아도 이를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카오가 서비스 장애에 대한 무료 서비스 보상으로 이모티콘을 내놓자, 이를 지적하는 소비자 반응이 나온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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