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격전지 된 코스닥…오스템임플·휴마시스 ‘흔들’
강성부펀드, 오스템임플란트 3대 주주 “경영권 영향 목적”
오스코텍·아이큐어·파나진·에이피티씨 등 경영권 소송 피소
경영권 분쟁에 주가 들썩…휴마시스 42%·파나진 21% ‘쑥’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연초부터 코스닥 상장사들이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22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에 휩싸인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밖에 휴마시스와 오스코텍, 아이큐어, 파나진, 에이피티씨 등 최근 한달새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린 코스닥 상장사만 14곳에 달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5일 유한회사 에프리컷홀딩스가 보유 지분을 기존 5.57%에서 6.57%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취득단가는 13만1933~13만9428원으로 매입 금액은 총 203억4118만원이다.
에프리컷홀딩스는 최대주주인 강성부 대표의 KCGI가 출자한 투자목적회사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에프리컷홀딩스는 창업주인 최규옥 회장(20.64%), 라자드자산운용(7.18%)에 이어 3대 주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현재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는 최대주주, 2대 주주를 제외한 KB자산운용(5.04%), 국민연금(5.04%) 등이다.
강성부펀드는 지난해 12월 21일 오스템임플란트 730주를 장내 매수하며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총 230억원 규모 지분을 취득하면서 취득 목적은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다. 앞서 KGCI는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라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 등 경영권 개입에 나선 바 있다.
강성부펀드의 지분 취득에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도 요동쳤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소다.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주주들의 매수 움직임이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최근 3개월(2022년 10월 7일~2023년 1월 6일)간 11만9500원에서 12만6500원으로 5.86% 상승했다.
뿔난 소액주주들, 잇단 경영권 분쟁 소송 제기
소액주주들의 법적행동으로 경영권에 위협을 받는 코스닥 상장사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인 휴마시스는 지난 4일 주주 구 모씨가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경영권분쟁소송’에 피소됐다고 공시했다. 가처분 소송은 회사 측에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를 요청하기 위한 소송으로 통상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 집단행동을 앞두고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공시에 따르면 구 씨 등 5명의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은 5.45%로, 차정학 대표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7.65%에 큰 차이가 없다. 이들은 휴마시스가 코로나19 진단키트로 38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냈지만 이를 주주들에게 환원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스코텍 역시 최대주주 3명이 모인 ‘주주연대’ 측으로부터 장부 등 열람허용 가처분 소송에 피소됐다. 주주연대 측은 “주주명부 확보를 통해 더 많은 우호지분을 확보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경영합리화를 위한 주주제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전체 주주들에게 주주연대 취지를 알리고 결집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주주 지분이 휴마시스는 7.65%, 오스코텍은 12.57%로 상대적으로 낮다. 소액주주들이 주주제안을 위해 지분을 모을 경우 위협적인 수준이다. 소를 제기한 소액주주들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해임안 등 특정 안건의 요구에 나설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
최근 1개월간 경영권분쟁 피소 사실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아이큐어, 파나진, 에이피티씨, 디엔에이링크, 지더블유바이텍, 멜파스, ES큐브, 에이티세미콘, 더코디, 이노시스, 지니티웰니스 등 14곳에 달한다.
경영권 분쟁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도 요동쳤다. 휴마시스 주가는 지난 5일 하루새 24.34% 급등했고, 최근 3개월간 42.51% 상승했다. 파나진 역시 최근 3개월 주가가 21.78% 급등했다. 반면 오스코텍의 경우 경영권분쟁소송 피소 공시를 전후해 주가가 크게 흔들리며 같은 기간 15.35% 하락했다. 아이큐어(-36.32%), 에이피티씨(-23.21%), 디엔에이링크(-5.36%) 등도 약세를 보였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들은 기업 가치 제고라는 목표 하에 경영진 교체, 배당 확대 등으로 경영진 압박에 나설 수 있다”며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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