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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스팩 이상급등이 삼성전자 M&A 기대감 때문이라고?

삼성증권 스팩 공모가 대비 1.6~2.6배
주가 급등, 통상 합병 기업 결정돼야 나타나
삼성전자 M&A와는 사실상 무관해
"메타버스 관련주 엔피(삼성스팩2호) 때문"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근우 기자]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사실상의 ‘껍데기’ 회사인 스팩은 통상 합병할 기업을 찾았을 때 이상 급등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삼성증권이 만든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아직 합병 소식이 들리지도 않았는데 공모가 2배 안팎의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만든 스팩은 뭐가 달라도 다른 걸까?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삼성증권의 스팩(삼성4·6·호스팩, 삼성머스트스팩5호) 주가는 공모가 대비 1.6~2.6배에 형성돼 있다. 현재 상장된 스팩 중 삼성증권의 스팩을 제외하면 공모가 대비 주가가 1.5배 이상 오른 상태인 스팩은 모두 합병할 기업이 정해진 곳들이다. 신영스팩6호(화인써키트), 에스케이증권7호스팩(메쎄이상)이 그 예다. 하지만 삼성증권의 스팩들은 모두 아직 합병할 회사가 공시되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3일 로봇 전문 코스닥시장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억원을 투자, 10.9%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며 2대주주(42.99%)에 올랐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공개적으로 M&A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대형 M&A 추진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M&A는 삼성증권이 만든 스팩의 급등과는 사실상 연관성이 없다. 이미 상장해 있는 시가총액 300조원대의 삼성전자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시가총액 수백억원 규모의 스팩과 인수·합병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혹시 삼성전자가 투자를 단행한 비상장사가 같은 삼성 계열의 증권사가 만든 스팩과 합병하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은 아닐까? 물론 이것이 불가능한 사고 회로는 아니지만, 삼성증권의 스팩이 계속 이런 상태라면 이 역시 확률은 낮다. 

통상 비상장사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할 때, 주가가 과열된 스팩은 그 자체로 부담이다. 비상장기업 주주의 입장에서는 합병비율 산정에서 불리해져 주식을 많이 배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가 급등의 정확한 원인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로는 ‘학습효과’가 꼽힌다. 과거 삼성스팩2호는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 엔피와 합병했다. 당시 엔피가 ‘메타버스’ 관련 테마주로 묶이며 2000원의 공모가로 출발한 삼성스팩2호는 엔피와의 합병 기대감 속에 주가가 6배 이상 오른 1만2000원대를 찍기도 했다.

머스트홀딩스·머스트벤처스와 삼성증권의 협업도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머스트홀딩스는 삼성증권과 손잡고 과거 삼성머스트3호스팩의 지분 9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삼성머스트3호스팩은 오하임아이엔티와의 합병에 성공했다. 현재 상장해 있는 삼성머스트5호스팩 역시 머스트벤처스가 지분 16.6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머스트벤처스는 머스트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벤처캐피탈(VC)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는 투자회사다. 

머스트홀딩스·머스트벤처스는 단순한 초기 투자자로서 발기인으로만 참여할 뿐 아니라 합병 대상을 찾는 과정에서 일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도 이들이 참여한 스팩은 높은 합병 성사율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머스트홀딩스·머스트벤처스는 하나증권 등 타증권사와의 협업을 통해서도 다수 스팩을 상장시켰기에 삼성증권의 스팩 이상 급등 현상만을 설명하기엔 다소 부족하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증권의 스팩 이상 급등 현상에 대해 “과거 공모가 대비 10배가 오른 자이언트스텝에 이어 같은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인 엔피와 상장한 삼성스팩2호가 폭등한 것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M&A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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