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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마피’ 쏟아져...생숙·오피스텔 분양권 억대 하락

고금리와 시장 하락에 타격
‘아파트 대체 상품’ 수요 감소 영향

2020년 12월 30일 광화문 인근 오피스텔 밀집지역 전경.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1~2년 전만해도 ‘로또 청약’ 열풍이 불면서 억소리 나는 프리미엄이 붙었던 생활형숙박시설, 오피스텔 분양권이 마이너스피(마피·분양가보다 낮은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활력을 보일 때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떠오르며 수억원대의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자 무피(프리미엄 없는 매물)‧마피에도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 수정구 고등동에 들어선 오피스텔 ‘판교밸리자이(전용면적 84㎡)’는 분양가 9억5600만원보다 9000만원 저렴한 8억6600만원에 매물이 등장했다. 판교밸리자이는 2021년 1월 진행한 청약에서 282실 모집에 6만5503명이 신청하면서 8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오피스텔이다. 청약 열풍을 보였던 2년 전과 다르게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으면서 마피까지 나온 것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도산(전용면적 52㎡) 오피스텔도 분양가 23억975만원보다 1억원 낮은 22억975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경기 성남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 자리한 ‘라포르테블랑서현(전용면적 84㎡)’도 분양가(약 15억원)보다 1억~2억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올라왔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더샵일산엘로이(전용면적 84㎡)’도 분양가(7억8000만원)보다 6000만원 저렴한 7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오피스텔뿐 아니라 생활형숙박시설 분양권에서도 마피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생활형숙박시설인 ‘롯데캐슬르웨스트(전용면적 74㎡)’는 분양가(13억2060만원)보다 1억원 저렴한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다. 

아파트도 최초 분양가격이 높게 형성됐던 단지를 중심으로 마피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더플래티넘(전용면적 65㎡)’ 분양권도 12억5140만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최고 분양가(14억7260만원)와 비교하면 약 2억원 넘게 호가가 떨어진 것이다. 송파더플래티넘은 오금아남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아파트로, 지난해 1월 일반분양에서 29가구 모집에 7만5382명이 접수해 무려 25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다.

생활형숙박시설과 오피스텔은 집값 상승기엔 아파트 대체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집값 하락기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아파트 대체 상품 수요 감소로 인해 분양권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대출을 받아 투자해 늘어난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한 보유자들이 빨리 팔기 위해 마피로 매물을 던지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1가구 2주택까지 다주택자로 안보겠다는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아파트가 아닌 상품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생활형숙박시설이나 오피스텔은 아파트값 상승 시기에 틈새 시장 상품으로 떠올랐는데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반대로 가장 먼저 하락하는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생활형숙박시설이나 오피스텔은 건축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규제를 받지 않아 분양가격이 높게 형성돼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파트 상승기가 다시 도래해야 마피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윤 팀장은 “일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은 월 임대 수익을 목표로 투자하는 수요자들이 많은데 현재 예금금리가 연 4%대로 높기 때문에 굳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나설 이유가 없다”며 “시중금리가 낮아지고 대출 이자가 줄어들어야 상업용 부동산을 사서 임대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자들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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