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를 ‘놀캉스’로 바꾸니…‘★★★★★’ 빛났다 [이코노 인터뷰]
메이필드호텔 김영문 대표이사 인터뷰
"호텔 '추억 만드는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2024년 업황 회복 전망, 新산업 모색 절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호텔은 ‘추억을 만드는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단순 객실 투숙뿐 아니라 결혼식나 돌잔치가 열리고 부모님을 위한 칠순, 팔순 잔치를 하는 그런 공간, 아이들과 함께 같이 뛰어 놀고 추억까지 쌓을 수 있는 곳 말이다. 메이필드 호텔은 그곳에 정체성을 두려고 한다.”
건축물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이어진다. 서울시 강서구에는 이러한 도심 속 자연을 콘셉트로 한 토종브랜드의 5성급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에서 약 10만 제곱미터(3만250평)의 가장 넓은 부지를 보유한 호텔이자 ‘5월의 정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메이필드 호텔’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호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텔업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도 ‘자연친화형’을 내세워 글로벌 체인이나 대기업 계열 호텔 브랜드를 뺀 독자브랜드 5성급 호텔 중 유일하게 생존했다. 그 선봉에는 25년 경력을 자랑하는 호텔업계 베테랑이자 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는 김영문 대표이사가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위기를 기회로”...야외 정원 컨셉 식음업장 강화
김 대표는 25년 간 관광 산업의 최전선을 누볐다. 롯데면세점을 시작으로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상무 등을 거쳤다. 2015년부터는 한국관광공사 호텔등급심사 평가위원과 호텔업 등급결정 심의위원, 한국마이스관광학회 부회장, 문화체육관광부 규제개혁위원회 관광산업분과위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비상임이사을 역임했다.
메이필드와 인연을 맺게된 건 지난 2017년. 그간 국제적 행사 진행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헌하는 등 한국호텔업협회 대외협력부회장으로도 활약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호텔업 지원책 마련에도 김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지난 3년여 간 ‘위기를 기회’를 모토로 삼아 새로운 사업 방향을 꾀한 것이 '독자 생존'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호텔이라는 공간에 집중하기보다는 공간을 자유롭게 만들고 소비자들이 행복을 누리는 공간을 구성하는 것에 집중했다”라며 “넓은 부지에 정원을 가지고 있는데 차별점을 경쟁력을 도구로 삼아 수영장, 액티비티에 중점을 뒀으며 외곽에 위치해있는 특성상 레크레이션과 야외를 이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많이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강화된 방역조치, 여행 관련 규제 등으로 호텔 관련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이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중 대부분 국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국내외 여행 수요가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본격적인 노마스크 시대에 접어들며 호텔업황도 기지개를 켜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본격적인 노마스크 시대에 접어들며 지금까지 시도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라며 "와인, 맥주 페스티벌 등 야외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고 식음업장 리뉴얼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메이필드호텔은 정체성인 '야외 정원' 컨셉을 살리는 콘텐츠를 강화하고 외부로 식음업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모던 유러피안 퀴진 레스토랑 ‘더 큐’를 리뉴얼 오픈했고, 지난해 9월에는 마곡나루역에 메이필드호텔이 운영하는 '바'를 오픈했다. 올해 2월부터는 갈비명가 ‘낙원’ 레스토랑을 리노베이션 중에 있다.
최근에는 밀키트사업 HMR(가정간편식)사업에도 진출했다. 기존 '낙원'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인 갈비찜, 어린이용 불고기 등의 메뉴를 위주로 마켓컬리 등 주요 오픈마켓에 밀키트 제품을 입점시킨 상태다. 메이필드호텔 자체적으로 네이버스마트스토어도 운영 중에 있다.
김 대표는 ”호텔업 특성상 식음업장은 인건비 문제로 이익이 잘나지 않아 적자인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메이필드는 단기적으로 보지않고 장기적인 관측으로 우리나라의 고유한 음식을 내·외국인에게 선보이자는 취지에서 식음업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 객실뿐 아니라 식음업장에 강조를 둔 결과, 그는 메이필드호텔의 실적이 흑자전환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이필드호텔 레스토랑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2021년) 대비 68% 증가했다. 메이필드호텔은 코로나19 영향에 매출액이 40%까지 떨어졌고, 2년 연속 약 8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세전이익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日관광객 유치 및 美호텔 신규사업 진출
그는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인 유치 준비에 총력을 가할 계획이다. 메이필드호텔은 현재 주말은 내국인으로 채우고, 주중은 외국인 매출 비중을 20-3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호텔업황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절실하다"며 "내국인들은 해외로 많이 나가있고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는 끝난 상태. 외국인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시내 호텔을 중심으로 외곽 호텔이 관광객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일본 여행사와 호텔 행사를 계획 중에 있다. 연내에는 메이필트 호텔 내에 일본 관광객 전용층 설립을 계획 중이다. 그는 "메이필드호텔과 인접한 김포공항은 미주, 동남아 관광객이 아닌 중국, 대만, 일본 관광객만 들이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호텔간의 유치 경쟁이 심한데다 아직 봉쇄정책이 남아있어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진출도 꾀한다. 연내를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호텔 진출을 염두해두고 있다. 이 역시 자연친화형을 컨셉으로 미국에서 타 호텔과 차별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그는 "미국 호텔 사업 진출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자연친화적'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호텔로 설립해 차별점을 둘 예정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는 2024년부터 호텔업황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기본에 주안점을 두고 경영 계획을 수립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같은 경우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생각으로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며 "코로나시대에 기존 직원들의 이탈도 심했고, 호텔 이용률도 떨어지며 기본적인 호텔의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라며 "관광산업 생태계가 무너졌기 때문에 올해는 모든 호텔의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 레스토랑에 맞고 재점검의 기회, 새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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