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안 싸네”…토스 알뜰폰이 ‘알뜰하지 않은’ 까닭[이코노Y]
경쟁사 ‘리브엠’ 비교해도 약 1만원 비싸
가격 경쟁력 없다는 비판 여론 줄지어
토스 “가격 경쟁 아닌 서비스 경험으로 승부”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토스의 알뜰폰(MVNO) 브랜드 ‘토스모바일’이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당초 기대보다 저렴하지 않은 요금제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여론이 일었다. 토스는 가격 경쟁력 대신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과 혜택을 앞세워 알뜰폰 시장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스의 자회사인 토스모바일은 전날부터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토스모바일은 서비스 오픈과 함께 4가지 요금제를 우선 선보였다. 요금제는 ▶월 데이터 100GB(소진 시 5Mbps) 5만9800원 ▶월 71GB(소진 시 3Mbps) 5만4800원 ▶월 15GB(소진 시 3Mbps) 3만5800원 ▶월 7GB(소진 시 1Mbps) 2만4800원 등이다.
하지만 토스모바일이 이번에 내놓은 요금제는 다른 알뜰폰 업체들의 요금제보다 1만~2만원가량 더 비싸다. 현재 알뜰폰 시장 점유율 1위인 ‘KT엠모바일’의 LTE 무제한 요금제는 월 100GB(소진 시 5Mbps)가 3만9600원이다. 토스모바일보다 2만원 넘게 저렴한 셈이다.
같은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자 1호인 KB국민은행 ‘리브엠’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리브엠의 월 100GB 요금제(SKT망, 소진 시 5Mbps)가 월 4만7300원으로, 토스모바일보다 1만2500원 더 싸다.
토스의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기대했던 이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소비자는 둘째치고 토스 직원들도 안 쓸 것 같다” “통신 3사도 선택약정에 가족할인 하면 3만원대에 100GB 요금제가 이용 가능한데 이러면 ‘알뜰’의 의미가 없다” 등의 비판적 반응이 이어졌다.
이런 반응을 토스 측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다. 토스모바일 관계자는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만족하는 고객들도 있지만, ‘비싸다’고 반응하는 이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토스모바일은 저렴한 요금제가 아닌 편리한 개통경험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는 설명이다.
토스는 알뜰폰 서비스에 가입하는 데 가장 큰 난관은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요금제를 선택하고 유심칩을 수령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토스모바일 가입은 토스 앱에서 바로 알뜰폰 서비스 신청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끔 했다. 토스인증서로 간편하게 본인인증을 거칠 수 있는 강점도 있다.
유심 배송도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와 손잡고 퀵 서비스로 진행한다. 알뜰폰 업체의 약점으로 꼽히는 고객센터의 경우에도 토스는 알뜰폰 업계 최초로 24시간 운영한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 부문은 아직 해결되지 않는다. 이에 토스모바일이 선보인 것이 잔여 데이터 캐시백이다.
100GB와 71GB 요금제의 경우 미사용 잔여 데이터에 따라 최대 1만 토스포인트 캐시백을 제공한다. 100GB 요금제 기준 데이터 10GB 미만 사용 시 1만원, 30GB 미만 사용 시 5000원, 70GB 미만 사용 시 2000원을 토스포인트로 돌려주는 식이다. 토스포인트는 토스페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실제 현금 출금도 가능하다.
결국 토스모바일의 생각은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는 편리한 서비스와 포인트 활용이 저렴한 요금제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토스모바일 측은 저렴한 요금제에 익숙한 기존 알뜰폰 사용자보다는 통신 3사 이용자를 타깃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토스모바일 요금제 사전신청자 중 73%가 통신 3사 가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모바일의 분석에 따르면 이 고객층은 토스모바일 가입 후 월 통신비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이 또한 기존 통신 3사 고객을 유치해올 수 있는 적절한 전략인지는 의문이 생긴다. 이미 3대 통신사들은 고객 혜택으로 주요 영화관 무료 티켓을 제공하고, 음원 스트리밍이나 IPTV 서비스를 결합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수만~수십만의 포인트도 현금처럼 제공하고 있어 토스포인트와 차별점을 찾기도 어렵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기본요금을 보면 통신 3사가 비싸지만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현재 토스모바일 요금제와는 큰 차이가 없다”며 “가입 과정에서 생기는 번거로움도 사실 자주 생기는 경험은 아니다”라고 반문했다.
토스모바일 관계자는 “우선은 가격 경쟁이 아닌 통신 서비스 경험 혁신을 통해 알뜰폰 시장의 저변을 넓혀 나가겠다”며 “아직 오픈 요금제는 4개이므로 앞으로 중간 요금제 등 당장 출시 계획은 없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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