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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베트남, 신도시 건설에 그룹 총수도 ‘발로 뛴다’[해외로 뻗는 K-건설②]

베트남 등 아시아 건설시장으로 활로 모색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 강점 살려 신도시사업 주목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사진 대우건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낙점, 신도시·랜드마크 건설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최근 국내 주택경기시장 침체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그룹 수장들도 직접 사업 챙기기에 나서는 등 수주에 한창이다.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 경험의 강점을 살려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포석이다. 

中 코로나 봉쇄로 베트남 건설 시장 반사이익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금액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310억달러(38조5000억원)를 달성했다. 특히 지역별로는 아시아에서 122억불을 수주해, 전체의 39%를 차지로 비중이 확대됐다. 이어 ▶중동 29% ▶북미·태평양 15% ▶유럽 11% 등의 순이다. 

해외 비중이 늘어난 아시아 시장에서 건설사들이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것은 신도시사업이다. 특히 베트남이 사업을 펼칠 기회의 땅으로 주목된다. 최근 베트남은 정부주도 아래 신도시·인프라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다. 

베트남은 내수시장 성장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에 힘입어 꾸준한 고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속에 세계 공급망이 재편되고,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 경제 성장률은 8%(베트남 통계청 기준, 전 세계 경제성장률 3.2%)로 추정되며, 올해도 7%(IMF 기준)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대형건설사들은 신도시 조성사업 등을 수주하기 위해 꾸준히 베트남 고위인사와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베트남 시장을 선점한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1991년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 지사를 설립하며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지난해 초부터 첫 한국형 신도시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사업은 1996년 대우건설이 베트남 정부에 신도시 조성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업은 하노이 북서쪽에 여의도 면적 3분의 2에 달하는 210만4281㎡ 규모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으로 각종 주거·상업시설과 정부기관 등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31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로 대우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베트남 THT법인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디벨로퍼로 신도시 개발을 총괄 기획하고 있다. 직접 부지를 매입해 신도시기획·금융조달·시공·분양을 총괄하는 복합개발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그룹 수장 직접 나서 베트남 고위 관계자 눈도장


특히 대우건설 대주주인 중흥그룹의 정원주 부회장은 베트남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대우건설 해외사업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을 국빈 방문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개별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서 정 부회장은 “대우건설은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사업 외에도 다수의 신도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스마트시티 오픈플랫폼 구축 등으로 베트남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GS건설도 베트남 부동산 개발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임병용 부회장, 허명수 상임고문, 허윤홍 신사업부문대표 등 GS건설 최고경영진들도 같은 날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을 만나 투자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GS건설은 베트남에 주택 브랜드 ‘자이’를 내세워 한국형 신도시 ‘나베 신도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호치민에서 5㎞ 떨어진 나베현에 여의도의 1.2배 크기인 350만㎡ 부지에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하노이와 호치민을 공략하고 있는 또 다른 건설사는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2006년 호치민에 처음 진출했고, 2019년 현지 개발법인인 롯데랜드를 설립해 베트남 시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2014년엔 하노이에 랜드마크 건물인 '롯데센터 하노이'를 건설했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롯데몰 하노이'를 건설 중이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사진 맨 왼쪽)이 베트남 호치민 북측에 위치한 빈즈엉성을 방문해 응우옌 반 자잉(nguyen van danh) 부성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 대우건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베트남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신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첫 해외 출장지인 베트남 일정에서 롯데건설이 수주한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 현장을 방문했다. 또한 신 회장은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 현장을 방문해 직접 사업 현황을 챙기기도 했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는 호치민의 투티엠 지구 5만㎡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60층 규모로 쇼핑몰 등 상업 시설과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영화관, 아파트로 구성된 대형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총 사업비 9억달러(약 1조2267억원)를 투자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자신 있게 신도시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분당, 일산 등이 가장 성공한 신도시 건설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사례들에 대해서 활발하게 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인 개발도상국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 중 특히 경제 성장이 탄탄한 베트남을 필두로 신도시 개발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한테는 상당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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