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토스뱅크를 최초로 출시했던 것과 맞먹는 수준이었습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임통장’ 상품 출시를 알리며 밝힌 소감이다. 모임통장 출시를 위한 홍 대표의 고심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모임통장은 각종 모임 내 비용 관리를 위해 개설할 수 있는 통장이다. 토스뱅크는 이번 상품 출시를 통해 카카오뱅크에 전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2018년 모임통장을 출시해 선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이용자 수는 1356만명이다. 이용자 수는 ▶2019년 499만명 ▶2020년 769만명 ▶2021년 996만명 등 지속 증가 추세다. 카카오뱅크는 최근엔 모임통장에 ‘생활비 관리 기능’과 ‘회비 관리 기능’ 등을 추가해 고객 편의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은행권의 모임통장 출시 시도는 지속돼왔다. 모임통장을 통해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신규 고객유치와 기존 고객의 거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은행 ‘모임통장’, 신한은행 ‘김총무’ 서비스 등이 시장 안착에 실패하고 종료된 흑역사가 있다.

모임장·모임원·카드발급 모두 ‘무제한’

토스뱅크 모임통장이 기존 은행권의 모임통장과 구별되는 키워드는 ‘무제한’이다. 우선 토스뱅크 모임통장의 ‘모임장’은 제한이 없다. ‘공동모임장’이라는 장치를 통해 여러명이 동시에 결제 및 출금 등의 권한을 갖게 된다. 모임장의 동의를 받고, 실명확인 절차를 완료한 모임원은 공동모임장이 된다.

최초 개설자를 비롯해 공동모임장도 본인 명의 모임카드를 발급할 수 있어 카드발급도 무제한이다. 토스뱅크 모임통장은 가입 가능한 모임원 인원 수 제한도 없다. 이를 통해 커플은 물론, 3~4명의 소규모 모임,  100명이상 대규모 동호회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 운영비를 모임통장 하나로 관리할 수 있다.

반면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모임장은 1명, 모임원 수는 100명으로 제한된다. 카드는 하나의 계좌 당 한 개만 발급 가능하다. 이처럼 기존에 출시된 은행권 모임통장은 명의자인 모임장만 출금과 결제 권한을 독점했다. 또한 모임통장의 카드가 계좌 하나당 한 개만 발급돼 모임비 결제 편의성이 떨어졌다.

홍 대표는 “시중에서 이미 제공되고 있는 모임통장의 대안을 검토했고 제약과 법적 근거를 오랜 시간 검토했다”며 “정부, 금융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법적 근거를 마련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 계좌를 여러명이 공동명의로 사용하면서 횡령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홍 대표는 “공동명의자가 되려면 기존 공동명의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또한 통장 사용처와 금액을 실시간으로 알림해 분쟁 가능성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모임통장에 연 2.3% 이자…“규모의 경제 키우기”

토스뱅크 모임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연 2.3%의 금리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모임통장을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와 연결하면 2.6%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자체의 이자는 연 0.1%라는 점을 감안하면 토스뱅크 모임통장은 금리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또한 토스뱅크 모임통장은 수시입출금통장으로, 파킹통장처럼 별도의 공간으로 자금을 이동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출금, 결제가 안 되도록 묶어 놓을 필요 없이 편리하게 고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토스뱅크 측의 설명이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는 출범 1년4개월 정도 된 신생 은행이고 맹렬하게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있는 성장의 단계”라며 “이 관점에서 모임통장에 2.3% 이자를 주는 결정은 단순히 고이율로 인한 수익 악화 결정이라기보단 규모의 경제를 키우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서연 토스뱅크 모임통장 프로덕트 오너(PO)는 “토스뱅크 통장처럼 모임통장에도 매일 이자 받기 같은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서비스 오픈 후, 고객 편의를 고려해 기능으로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모임통장에 자동화된 회비 관리 기능까지 넣었다. 모임원의 회비 납부 현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모임원에게는 자동으로 푸시 알림이 간다. 아울러 회비를 사용할 때마다 모임원 모두에게 알림 메시지가 전달된다. 

아울러 토스뱅크는 모임통장 출시를 기념해 3월 31일까지 ‘모임지원금 이벤트’도 진행한다. 모임통장을 최초 개설하는 모임장을 포함해 모임원 1인당 최대 1만원까지 모임지원금이 지원된다. 모임 규모가 커질수록 받아갈 수 있는 지원금도 많아진다. 적립된 모임지원금은 모임통장으로 입금되며, 출금과 결제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해당 이벤트는 조기 종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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