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소풍 필수템’ 소환…‘추억의 음료’ 깜찍이소다·네버스탑 [망했어요]
1997년 출시 ‘깜찍이소다’, 달팽이 CM시리즈 '인기'
‘난 멈추지 않는다’ 네버스탑, 2019년 재출시 이후 단종
'헬로팬돌이', 재출시 수차례에도…결국 역사 속으로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라떼는 말이야” 1990년대생들의 유년시절 소풍을 책임져주는 필수템이자 ‘추억의 음료’ 대명사 ‘깜찍이소다부터 네버스탑, 헬로팬돌이’까지. 이들 제품 이름을 들으면 소풍이나 여행길에 엄마가 정성껏 말아주신 김밥과 함께 먹던 음료수 한 모금이 절로 생각난다. 십수년이 지난 현재 이 추억의 음료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길 반복했지만 현재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해태htb가 1997년 출시한 ‘깜찍이소다’는 출시 10년 만인 2008년 단종됐다. 당시 해태음료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앵두 베리, 포도 베리 등 다양한 맛의 200㎖캔 음료로 출시됐다. 이후 245㎖짜리 페트병 용기에도 넣어 판매하자 캔보다 훨씬 더 큰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달팽이 무리가 등장한 CM 시리즈가 유명하다. 당시 ‘깜찍이, 깜찍이, 깜찍이’ 노래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흥행하기도 했다.
이 노래와 함께 엄청 빠른 거북이가 등껍질 위에 깜찍이 소다를 싣고 가다가 달팽이 한 마리에게 구정물을 튀기자 그 달팽이가 ‘아야, 방금 뭐 지나갔냐?’라고 묻는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달팽이가 ‘글쎄,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라는 대화로 이루어진 내용이다. 당시 천연덕스럽고 귀여운 깜찍이들 때문에 사랑을 받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캐릭터들을 내세운 게임과 미니어쳐 아이템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깜찍이소다’는 뽀로로 음료 등 캐릭터 음료 붐에 영향을 끼친 원조 캐릭터 음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전에도 ‘둘리소다’ 같은 판권 캐릭터 음료는 있었지만 저작물 차용이 아닌 제품군을 위해 만들어진 오리지널 캐릭터로서는 히트를 쳤다는데 의의가 있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경쟁상품 중 가장 유사한 제품으로는 팔도의 ‘뿌요소다’가 있다. ‘뿌요소다’는 최근 뉴트로 트렌드에 발맞춰 24년 만에 리뉴얼 출시됐다. 팔도 측은 뿌요소다를 즐겨 마셨던 30~40대 소비자들과 자녀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음료를 다시 선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소식을 들은 일부 소비자들은 “깜찍이 소다는 재출시는 왜 안되는거냐”, “추억의 인기음료 3대장 중 하나 뿌요소다도 다시 나왔으면 한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해태htb측은 아직까지 재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난 멈추지 않는다’라는 광고 문구로 199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온음료 ‘네버스탑’도 대표적인 추억의 음료 중 하나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2008년께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에 발맞춘 재출시 요구에 힘입어 2019년 재출시됐지만 1년 여만에 재단종됐다.
2019년 재출시된 썬키스트 네버스탑은 운동할 때 편리하게 마실 수 있도록 스포츠 캡을 장착해 네버스탑을 기억하는 30~40대는 물론 스포츠 캡에 익숙한 10~20대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해태htb는 썬키스트 네버스탑은 갈증 해소에 적합한 깔끔한 맛과 향으로 스포츠·이온 음료 시장을 공략할 것이며 21년 전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하며 90년대생의 향수를 자극했다.
당시 해태htb는 네버스탑의 옛 디자인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한층 새로워진 맛을 선보였지만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헬로팬돌이’는 쪽쪽 빨아먹는 음료수이자, 뚜껑으론 어른들이 소주 마시듯이 음료를 홀짝 마실 수 있는 제품으로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2000년 출시된 헬로팬돌이는 팬더 곰 모양의 캐릭터 용기를 사용해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일부 제품에서 부유물이 발견돼 전제품을 리콜했다. 이후 2001년 재출시, 2007년에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용 이온 음료 ‘헬로팬돌이 스포츠’로 다시 판매에 돌입했으나 수개월 만에 판매 부진으로 재단종됐다.
당시 팬더곰을 캐릭터화 한 '헬로팬돌이', '팬돌이짱' 등 '팬돌이' 시리즈로 30~40% 시잠점유율을 유지하며 어린이 음료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지속적인 소비자 니즈에는 못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태htb 관계자는 “인기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세 제품 모두 판매부진으로 단종됐다”라며 “추후 재출시 계획에 대해선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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